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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길, 도쿄 아키하바라 새 콘텐츠로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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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듯 다른 길, 도쿄 아키하바라 새 콘텐츠로 화려한 부활

입력
2014.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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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제품점이 밀집해 1970, 80년대 문전성시를 이루던 상가 지역. 1990년 초부터 대형 가전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 시련을 맞은 곳. 중반 즈음 불어 닥친 개인용 컴퓨터 붐에 다시 살아나는 듯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발길 뜸해진 곳.

흡사 세운상가를 떠올리게 하는 이 이야기는 일본 최대의 전자상가 도쿄(東京) 아키하바라(秋葉原)의 부침 역사다. 그러나 그 후 세운상가가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이, 아키하바라는 뚜렷한 비전을 찾았고 이내 부활에 성공했다. 그리고 현재 두 곳은 한때 닮았었다는 말 조차 민망할 만큼 많은 것이 달라진 모습이다.

아키하바라는 도쿄 도심인 지요다(千代田)구에 자리잡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도쿄역과는 지하철로 5분 거리. 과거 세계 최대의 전자상가로도 불렸던 지역인 만큼 라디오거리 가전거리 PC거리의 자취가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오타쿠(御宅ㆍ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마니아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의 천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아키하바라는 전자상점이 하나 둘씩 빠져나간 자리에 만화ㆍ게임 관련 업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자연스레 취급품목을 옮겨가는 상점들도 많았다. 크고 작은 가게 500여 개 가운데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콘텐츠를 다루는 전문점은 이미 2000년대 초반 절반을 넘어섰다. 미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아키하바라가 ‘아키바’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현실(일반인)과 가상세계(오타쿠)를 잇는 ‘판타지 랜드’로 위상을 재정립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키하바라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왕복 8차로 도로는 공휴일이면 차량이 통제된다. 대신 전단지를 나눠주는 메이드 복장 여성들과 간단한 장비만 갖추고 공연하는 인디밴드, 무명 가수들이 북새통을 이룬다. 소수층이 즐기는 마니아 문화라고 얕보기엔 규모가 엄청나다. 일본 주간경제지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한 만화와 코스프레 의상, 프라모델, 캐릭터용품, 메이드 카페 등 각종 대중문화 상품의 잠재매출은 4,000억엔(약 4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이곳을 기반 삼아 거대한 콘텐츠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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