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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CG 기술력' 빛내는 한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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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영화 'CG 기술력' 빛내는 한국인들

입력
2014.06.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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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 시각효과 전문회사 '웨타'의 임창의·최종진씨

내달 16일 개봉하는 영화 혹성탈출의 조명기술 담당

뉴질랜드의 웨타 워크숍에서 조명기술감독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 임창의(왼쪽), 최종진씨는 “같은 팀에 한국인 동료가 있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뉴질랜드의 웨타 워크숍에서 조명기술감독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 임창의(왼쪽), 최종진씨는 “같은 팀에 한국인 동료가 있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유인원 캐릭터
유인원 캐릭터

뉴질랜드의 특수 시각효과 전문회사인 웨타 워크숍(Weta Workshop)은 자국보다 할리우드에서 더 유명하다. 3D 영화의 새 장을 열었던 ‘아바타’를 비롯해 ‘반지의 제왕’ ‘호빗’ 시리즈, ‘킹콩’ 등의 컴퓨터 그래픽(CG)을 맡아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 1,000여명이 넘는 직원들 중에선 한국에서 건너간 이도 15명 가량 근무하고 있다. 다음달 16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 참여한 임창의(40), 최종진(38) 선임 조명기술감독도 그들 중 일부다.

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극장에선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디지털 쇼케이스가 열렸다. 행사 후 만난 두 사람은 “우리가 참여한 이 영화의 일부분을 먼저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스럽다”고 했다. 시리즈의 전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2009)에도 참여한 최씨는 “전편은 대부분 실내에서 촬영한 것으로 작업했는데 이번엔 80% 이상 야외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탕으로 작업해야 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훨씬 어려웠다”고 말했다. ‘아바타’ 시각효과에서도 조명기술을 맡았던 그는 “아바타가 마티즈라면 이번 영화는 그랜저”라고 비교했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급속도로 진화한 유인원들이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멸종 위기에 이른 인간과 맞서는 내용을 그린다. 수백 마리의 유인원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동물의 털을 표현하는 것. 임씨는 “유인원 캐릭터 하나에 수천만개의 털이 들어가는데 그것을 숲 속과 도시의 자연 환경에 맞게 다르게 표현해야 하고 완전히 말라 있을 때와 물에 젖어 있을 때, 덜 말랐을 때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내야 해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임씨와 최씨는 각각 2008년과 2010년 웨타에 입사했다. 임씨는 국내에서 10년간 CG 분야에서 일하다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 참여한 뒤 웨타의 일원이 됐다. 그는 “처음엔 1년만 하고 영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1년이 지나고 난 뒤엔 내게 꿈의 직장이란 걸 깨닫고 계속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씨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임씨와 달리 경영학을 공부한 뒤 자동차 회사에 다니다 뒤늦게 시각효과 분야로 뛰어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는 게 꿈이었습니다. 회사에 다니다 어느 날 이렇겐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미국 광고회사에서 일하다 할리우드에서 몇 작품 참여한 뒤 별 기대 없이 웨타에 지원했는데 합격하게 됐죠. 입사 후 첫 작품이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일은 해외에서도 노동 강도가 센 직업이다. 개봉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 땐 1주일에 하루도 못 쉬고 90시간 이상 일하기도 한다. 임씨는 “국내에서 일할 때보다 근무 시간은 적지만 단위 시간당 강도는 훨씬 세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는 두 사람은 “기회만 된다면 웨타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로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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