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스 코스타리카 대통령, 숭배 금지 법령에 서명

코스타리카의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사진) 대통령이 ‘대통령 숭배 풍조’와의 단절을 선언했다.
솔리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름을 공공건물에 새기거나 사진ㆍ초상화를 정부기관 등에 내거는 것을 금지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정부기관에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두고 있고, 특히 코스타리카는 정부가 건설한 교량, 도로 등에 대통령의 이름을 새기는 것이 관행이어서 솔리스의 결정은 대단히 파격적이다.
솔리스는 이날 각료회의를 마친 뒤 “공공시설은 나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지, 한 정부나 특별한 공무원 개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며 “최소한 내가 집권하는 동안 대통령의 이미지를 숭배하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정부 시설에 대통령의 이름을 새기는 것은 국민에게 나쁜 인식을 심어준다”고 덧붙였다.
솔리스는 지난 3월 대선 결선에서 중도좌파인 시민행동당(PAC)을 대표해 50여 년 만에 제3당 출신으로 당선, 60여년 간 계속돼온 우파정권을 무너뜨렸다. 역사학자이자 외교관 출신인 솔리스는 부패 척결과 불평등 개선을 내세워 비리에 찌든 현 정권과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솔리스는 또 정부 지출을 줄이고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당시 무명에 가까웠으나 1차투표에서 ‘깜짝 선두’로 나선 뒤 집권당 후보가 사퇴하면서 단독 후보로 여유있게 승리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