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유임 후 첫 일정으로 27일 진도 세월호 참사현장을 찾았다. 정 총리가 사고 현장을 찾은 것은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처음 방문한 이후 이번이 9번째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진도군청에 마련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찾아 그 동안의 사고 수습 과정을 보고 받고 곧바로 11명의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으로 이동했다.
유임 후 실종자 가족을 첫 대면한 정 총리는 가족들을 일일이 만나 두 손을 잡거나 껴안으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남은 실종자를 수습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남은 힘을 다 쏟고 실종자 여러분이 가족 품에 다시 안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종자 가족과 총리실의 핫라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 총리는 “총리 청문회가 이렇게 되자 ‘한없이 시간이 가고 있어 실종자들의 희생이 헛되게 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대통령이 유임을 부탁했다”며 “수 차례 고사했으나 ‘(실종자) 가족을 가장 잘 아는 게 총리와 해수부장관이 아니냐’는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유임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 총리는 “가족들이 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4월 16일과 희생자를 영원히 잊지 않는 일”이라며 “팽목항을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피해를 입은 진도를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실종자 가족과 함께 대한민국을 바꾸는 큰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개조와 실종자 수색을 제 소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종자 수색에 대해 “6월 말까지 최대한 속도를 붙여서 진행하고 이후에는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남은 실종자 숫자가 줄어들수록 관심이 멀어지고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불식시키겠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최근 직위 해제된 단원고 교장과 관련 “희생자 가족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분이 학생들과 사고수습을 맡아 줬으면 좋겠다”며 복직시켜 줄 것을 부탁했다. 또 국회 국정조사가 형식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총리가 나서 신경을 써줄 것을 요청했다.
정 총리는 “ ‘차라리 책임지고 나가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듣는 상황이 총리 본인과 교장이 비슷한 처지다. 마음에 새기고 (교장 복직을) 살펴보겠다”며 “국정조사 문제는 기회가 되면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진도=하태민기자 ham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