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도 올리지 못했다. 조별리그 12경기에서 3무9패. 모두 조 최하위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거둔 아시아 축구의 성적표다.
아시아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한국도 무승(無勝)의 굴욕을 막지 못했다. 한국은 27일 열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0-1로 졌다. 1무2패(3득점 6실점), 조 최하위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아시아 축구는 이로써 2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승이라는 망신을 당했다. 한국, 호주(B조), 일본(C조), 이란(F조)이 아시아를 대표해 출전했지만 네 팀 모두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일본 언론은 한국이 벨기에전에서 패하자 “이번 월드컵에서 아시아 출전국은 무승에 그쳤다. 아시아 전체의 패배”라고 보도했다. 이어 “일본과 한국 호주 이란 네 팀이 3무9패에 그치면서 현재 4.5장인 월드컵 본선 아시아 출전 쿼터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시아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 없이 물러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참가국이 24개국이었던 이탈리아 대회 당시 한국과 아랍에미리트가 아시아 대표로 출전해 각각 3패를 안았다. 이후에는 적어도 1승씩은 올렸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승1패로 16강에 올랐고,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이란이 1승(2패)을 챙겼다. 2002년에는 한국과 일본이 조별리그에서 2승1무를 거뒀다. 특히 한국은 4강 신화를 달성하기도 했다. 2006년 독일 대회에서는 한국이 1승(1무1패), 2010년 남아공 대회 때에도 한국과 호주(이상 1승1무1패), 일본(2승1패)이 4승을 합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했지만 겨우 러시아전 무승부로 승점 1을 따내는데 그쳤다. 일본은 조 편성이 좋다면서 4강까지 가보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1무2패(2득점 6실점)로 꼴찌다. 이란도 1무2패(1득점 4실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더구나 이란은 극단적인 수비축구로 비난까지 받았다. 호주는 네덜란드 칠레 스페인과 한 조로 묶인 탓에 3전 전패(3득점 9실점)를 기록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아시아 국가들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아시아의 고립이 실패를 불러왔다”며 “아시아 국가는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적다”고 밝혔다. 인디펜던트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등록한 777명의 선수 중 아시아 선수는 손흥민(레버쿠젠)을 포함한 4명이라고 비꼬았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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