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한 교수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에 빗대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참고소식(參考消息)은 27일 류장융(劉江永)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의 ‘이토 히로부미를 추종하는 아베의 중국 정책’이라는 기고를 실었다.
류 부원장은 이 글에서 아베 총리와 1885년 일본의 초대 내각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사이에는 120여년이란 시간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7가지 유사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첫째 청일전쟁(갑오전쟁) 전인 1886년 이토가 조선과 중국을 겨냥, 중앙군사지휘기관인 ‘총참모부’를 세운 것처럼 아베 총리도 지난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출범시켰다.
둘째 1887년 일본 총참모부가 중국 침략 계획을 세우고 군비 확충과 군함 제조에 나선 것처럼 아베 총리도 최근 군사비 증액과 무기 수출 금지 조항 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셋째 이토가 1889년 대일본제국헌법을 시행, 일본 교포를 보호한다는 명목을 조선과 중국 등 외국 침략의 구실로 내 세운 것처럼 아베 총리도 최근 헌법 해석 수정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회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반도와 중국에 손을 뻗치려고 하고 있다.
넷째 이토가 1886년 류큐제도와 오키나와 등의 최전선을 시찰하며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상황에 대한 비밀 조사령을 내린 것처럼 아베 총리도 지난해 센카쿠와 가까운 이 지역의 최전선을 관리ㆍ경비 명목으로 둘러봤다. 다섯째 1886년 청나라의 북양 수군이 나가사키에 기항했을 때수병들과 현지 경찰의 유혈 충돌 이후 일본에서 반중 분위기가 일어난 것처럼 2010년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선박의 충돌이 발생한 후 아베 정부는 반중 민족 감정을 계속 부추기고 있다.
여섯째 청일전쟁 이후 일본이 영국과 미국 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인 뒤 중국을 침략한 것처럼 아베 내각도 최근 적극적인 평화주의라는 명목을 내 세워 미국과의 동맹 및 필리핀과의 연대를 점점 강화하고 있다. 일곱째 일본이 갑오전쟁 전 군사교관을 조선에 파견해 친일파 세력을 키우고 영향력을 강화, 결국 궁정정변까지 일으킨 뒤 한반도를 식민지로 만든 것처럼 아베 정권도 한미일 안보 공조를 내세워 한국에 대한 군사적 침투를 꾀하면서도 이토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모는 등 역사 문제에서 끊임없이 한국민의 감정에 상처를 입히고 있다.
류 부원장은 “동북아는 1894~1953년 식민 전란 혁명의 60년을 보냈고 1953~2013년 평화 냉전 경쟁의 60년을 겪었다”며 “미래는 안전 협력 통합의 60년이 돼야 할 것이며, 역사의 비극이 되풀이 되는 것이 용납돼선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