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제라드 빈 손 귀국, 신의 손 카시야스 7실점 굴욕
콜롬비아의 핵 콰드라도 대회 뒤 빅리그 러브콜 예약
코스타리카 신성 조엘 캠벨 "누구와 붙어도 이긴다" 기세




별이 지자 또 다른 별이 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은 남미 축제의 장이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에 이어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빗장 수비의 원조 이탈리아가 몰락한 반면 개최국 브라질은 물론 남미 팀들은 에콰도르를 제외하고 전원 16강에 합류했다.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포함해, 콜롬비아, 우루과이, 칠레가 물샐 틈 없는 조직력을 과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베테랑들의 부진이다. 유난히 덥고 습한 날씨 탓에 ‘노장들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심심찮게 흘러 나오고 있다. 10여 년 동안 자국 대표팀을 이끌어 왔던 30대 초중반의 슈퍼 스타들. 이미 짐을 싸서 브라질을 떠난지 오래다.
‘진 별’로는 잉글랜드의 스티븐 제라드(34)가 대표적이다. 제라드는 소속팀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대표팀에서도 정신적 지주로 추앙 받는다. 잉글랜드 심장, 캡틴이다. 하지만 팀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1무2패의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예선에서 탈락했다. 제라드는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다. 2006년 독일 대회, 2010년 남아공 대회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았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만 입었다.
스페인 간판 수문장 이케르 카시야스(33)는 더 굴욕적인 경험을 했다. 카시야스에 비하면 제라드의 사정이 그나마 낫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카시야스는 B조 칠레전, 네덜란드 전에서 모두 7골을 내줬다. 전성기 시절 선보인 날렵한 몸놀림은 온데간데 없었다.
카시야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 무실점 신기록에 도전했다. 남아공 대회 당시 마지막 433분(4경기)간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첫 경기 네덜란드 전만 무실점으로 버티면 월터 젱가(이탈리아)가 갖고 있는 517분을 넘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 44분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동점 골을 허용한 그는 후반전 들어서 연거푸 4골이나 얻어 맞았다.
진 별이 있다면 뜬 별도 있다. 콜롬비아 후안 기예르모 콰드라도(26), 코스타리카 조엘 캠벨(22)이 가장 ‘핫’ 하다. 피오렌티나 소속의 콰드라도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살림꾼이다. 좌우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까지 가능하다. 발이 빠르고 탄력이 엄청난 그는 이번 대회가 끝나면 빅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죽음의 D조에 속한 코스타리카를 예상을 깨고 가장 먼저 16강으로 이끈 캠벨은 우루과이전 경기 최우수선수(맨 오브 매치)로 선정되는 등 본격 스타덤에 오를 준비를 마쳤다. 캠벨은 코스타리카의 3-1 완승에 앞장 선 젊은 피다. 캠벨은 “16강에서 어느 팀을 만나도 상관없다. 이미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3팀(우루과이, 이탈리아, 잉글랜드)을 상대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며 “어느 팀을 만나도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