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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계열사 회사채… 동부증권, 절반 넘게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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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계열사 회사채… 동부증권, 절반 넘게 팔았다

입력
2014.06.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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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피해 우려

동부그룹 월별 만기 회사채 규모
동부그룹 월별 만기 회사채 규모

동부증권이 동부제철 등 그룹 계열사 회사채의 절반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양 사태처럼 부실 계열사의 회사채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금리로 판매하는 등의 불완전판매 여부가 다시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상황. 만약 동부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최악의 상황이 오는 경우 회사채를 산 개인투자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동부제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보유자 수는 1만1,724명으로 투자규모는 3,2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개인투자자는 1만1,408명으로 전체의 97.3%를 차지한다.

동부증권은 이중 절반가량인 1,957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6,551명에게 판매했다. 동부제철 외에 동부건설, 동부메탈, 동부CNI, 동부팜한농 등 5개 계열사 회사채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규모는 이달 25일 기준 2,560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또 동부증권이 지난해 말 동부CNI 회사채(300억원 규모) 발행 당시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편법으로 회사채를 전량을 인수한 뒤, 이중 일부를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정황을 지난달 적발했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계열사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개인투자자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동양사태 때도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 부실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개인투자자 피해를 키웠다. 특히 제조 계열사 지주회사 격인 동부CNI는 당장 다음달 5일 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막아야 한다. 자금이 부족한 동부CNI는 20일 금융당국에 안산공장을 담보로 2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겠다는 담보부사채 발행신고서를 냈지만 아직 승인을 받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동부제철 자율협약 추진 등의 상황을 투자자에게 알리는 내용을 포함시켜 신고서를 정정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이를 소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회사채 발행이 안될 경우 동부CNI는 대주주인 김준기 회장 일가가 사재출연을 하지 않는 한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동부팜한농 등 비교적 재무상황이 좋은 자회사들도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겨 매각대상에 오를 것”이라며 “동부 계열사 회사채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려가 고조되면서 동부 계열사 회사채 가격은 급락했다. 이날 장내 채권시장에서 9월 만기인 동부건설(-25.48%)과 동부CNI(-16.67%) 회사채는 전날 대비 크게 떨어졌다. 이날 동부증권 지점에는 계열사 상황과 회사채 환매 여부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들어가더라도 개인투자자 피해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만일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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