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약진 탓에 사상 처음 연세ㆍ성균관대도 50%이하
일반고 강화 공약 내걸은 진보교육감들 행보에 관심
올해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신입생 가운데 일반고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두번째 졸업생을 배출한 자사고의 약진에 따른 것으로 우려했던 ‘일반고 황폐화’ 현상이 입시에서 현실화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일반고 강화를 공약으로 내건 진보교육감 당선인들의 정책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전국 4년제 일반대학 174개교의 13개 공시항목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 중 신입생의 출신 고교 유형별 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대학 입학생 33만5,971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26만2,120명(78.0%)으로 전년 대비 1.4%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자사고, 자율형 공립고 등 자율고 출신 비율은 지난해 7.5%에서 9.2%(3만1,033명)로 1.7%포인트 증가했다. 특수목적고 출신 학생은 4.5%, 특성화고 출신은 4.2%, 검정고시와 외국인학교 출신 등은 4.1%였다.
일반고의 약세는 특히 수도권 주요 대학 중심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66개 대학의 전체 입학생 12만3,441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8만9,519명(72.5%)으로 전체 대학의 일반고 출신 비중보다 5.5%포인트 낮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 주요 15개 대학으로 좁히면 일반고 출신의 비율은 62.9%에 그쳐 전체 신입생보다 무려 15.1%포인트나 떨어졌다. 반면 이들 주요 15개 대학의 자율고 출신 신입생은 7,519명(13.2%)으로 전체 대학 평균인 9.2%를 크게 웃돌고, 특목고 출신 비율도 14.1%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고교생 가운데 일반고 학생의 비율은 71.6%에 달하지만 자율고와 특목고 학생 비율은 각각 7.9%, 3.5%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대는 일반고 출신이 사실상 몰락했다는 평가다. 올해 서울대 입학생 3,369명 가운데 일반고 출신은 1,572명(46.7%)에 그쳐 사상 처음으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작년에 비해 일반고 출신 비율이 6.0%포인트나 하락한 탓이다. 대신 자율고 출신이 683명(20.3%), 특목고 출신이 801명(23.8%)로 여전한 강세를 나타냈다.
서울대와 함께 일반고 출신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연세대(49.9%), 성균관대(49.5%) 외에 서강대(52.7%), 한양대(54.3%), 이화여대(55.7%), 고려대(58.2%)도 일반고 출신이 절반을 겨우 웃돌았다.
이러한 자사고와 일반고의 학력 격차가 증명됨에 따라 ‘자사고의 축소 또는 폐지, 고교평준화 강화’를 공통 공약으로 내건 진보교육감 당선자들의 교육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육계는 진보 교육감들이 5년 단위로 실시되는 자율고 평가를 강화해 재지정 요건을 까다롭게 하고, 일반고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통해 교육 격차 해소를 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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