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최고인민법원(한국의 대법원)이 가정 폭력을 일삼은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고등법원에서 사형을 선고 받은 피의자에 대한 판결을 뒤집었다.
영국 BBC방송 등은 최고인민법원이 최근 상고심에서 살인죄로 사형이 선고된 리옌(李彦ㆍ43)에 대해 사실 관계가 불명확하고 증거가 모호한 점이 있다면서 원심을 파기하고 쓰촨(四川) 고급법원(고등법원격)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보도했다. 리옌의 변호사 궈젠메이(郭建梅)도 파기 환송 판결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사기나 강간 등에 대한 하급심 판결을 파기 환송한 사례는 상당수 있었지만, 살인죄로 사형이 선고된 판결을 파기하고 재심하도록 되돌려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쓰촨성 즈양(資陽)시에 살던 리옌은 국내외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이 청원 덕분에 재심의 기회를 얻게 됐다. 해직 근로자인 리옌은 2010년 11월 집에서 술에 취한 남편 탄융(譚勇)과 살벌한 부부싸움을 벌였다. 또 공기총으로 위협하는 남편과 실랑이를 벌이다 총을 쏴 남편을 살해했다. 리옌은 남편 시신을 절단해 공중화장실 등에 버렸고 친구에게 범행을 고백한 뒤 체포됐다.
리옌은 2009년 두 번 이혼한 적이 있는 탄융과 결혼했으나, 반복적 구타와 담뱃불로 얼굴을 지지는 등 남편 폭력에 시달려왔다.
배성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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