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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중 기자의 헬스내시경] 통신사 배만 불린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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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중 기자의 헬스내시경] 통신사 배만 불린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

입력
2014.06.2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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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화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매년 저소득층이나 한부모 가정 등과 같은 취약계층 청소년이 인터넷 중독에 더 쉽게 빠져들었다. 지난해 10~19세 청소년 인터넷 중독률은 11.7%였지만 저소득층(가구소득 월 200만원 미만)과 한부모 가정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12.0%였다.

서울시 교육위원회 의원은 지난해 전산전문가와 함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입수한 간단한 방법으로 유해사이트 차단서비스를 무력화시켜 음란 사이트와 동영상에 접속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포털에서 유해사이트 차단 우회 등으로 검색하니 무려 7,000개 이상의 유해사이트 차단 무력화 방법을 입수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유해사이트 차단 우회접속을 이용해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를 무력화하는 방법은 청소년들 사이에 이미 널리 퍼져 있다”며 “현재 학교와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유해사이트 차단 시스템’은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저소득층 자녀들의 유해사이트 접속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유해 사이트 차단 서비스’사업 예산 5억6,000만원이 올해 전액 삭감됐다. 이로 인해 5만8,891명의 서울 시 내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은 이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됐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방과 후 마땅히 할 일이 없는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에게 인터넷은 현실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런데도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린아이넷 프로그램 설치를 권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린아이넷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제공하고 있는 유해사이트 차단 프로그램으로 현장에서는 프로그램 삭제가 쉽고, 프로그램 설치 후에도 우회접속 프로그램을 깔면 마음대로 유해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유해사이트를 100%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말을 듣고 나니 차라리 예산이 삭감돼 무용지물인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5억원 이상 시민혈세를 대형 통신사들이 챙기지 못한 게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진다.

김치중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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