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축구 영웅이 2014 브라질 월드컵과 작별을 고했다. 코트디부아르의 간판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갈라타사라이)와 이탈리아의 베테랑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ㆍ이상 36)이 아쉽게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했다.
코트디부아르의 정신적 지주인 드로그바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탈레자의 카스텔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대회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팀의 1-2 패배를 막지 못했다. 무승부만 해도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그리스 요르기오스 사마라스(셀틱)에게 페널티 골을 내줘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드로그바는 36세의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으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는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이번 경기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하며 16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드로그바는 후반 29분 윌프리드 보니(스완지시티)가 동점골을 터트린 것을 확인하고 후반 33분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지만 팀의 패배에 고개를 떨궜다.
드로그바는 A매치 100경기에서 63골을 넣은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지만, 한 번도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이 없다.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매번 ‘죽음의 조’에 편성된 탓에 16강 문턱을 넘지 못한 드로그바는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에 오르기를 염원했지만 그 뜻을 이루진 못했다.
이탈리아 빗장수비의 마지막 보루인 부폰도 쓸쓸하게 귀국길에 올랐다. 부폰은 같은 날 브라질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D조 3차전에서 이탈리아가 0-1로 져 16강을 밟지 못한 채 이번 대회를 마쳤다.
부폰은 이날 레드카드로 한 명의 선수가 퇴장 당하는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여러 차례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우루과이는 예리한 창끝을 겨눴지만 부폰의 벽까지 쉽사리 뚫지는 못했다.
부폰은 동물적인 반사신경과 위치 선정, 뛰어난 판단력까지 갖춰 세계 최고의 골키퍼로 군림해 왔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의 우승과 함께 야신상을 손에 넣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 이어 이번 브라질 대회에서도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일찌감치 짐을 싸게 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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