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일본 축구, 구겨진 아시아 챔피언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이 단단히 구겨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을 공언했던 일본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1무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일본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콜롬비아에 1-4로 완패했다. 3경기에서 승점 1을 얻는데 그친 일본은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3승(승점 9)을 거둔 콜롬비아가 조 1위, 그리스가 2위(1승1무1패ㆍ승점 4), 코트디부아르(1승2패ㆍ승점 3)가 3위다.
전반 17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한 일본은 추가 시간에 오카자키 신지(마인츠)의 헤딩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잭슨 마르티네스(FC포르투)에게 잇따라 2골을 헌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콜롬비아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는 후반 45분 일본을 넉다운 시키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일본은 이날 콜롬비아에 큰 점수 차로 승리하면 그리스-코트디부아르전 결과에 따라 16강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이 알제리에 당한 2-4보다 더 큰 점수 차 패배를 안으며 고개를 떨궜다. 일본 에이스 혼다 게이스케(AC밀란)는 경기 후 “4강, 우승까지 이야기해놓고 이런 비참한 결과를 얻었다. 우리는 어떤 말을 해도 의미가 없는 패자다.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실망만 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이끄는 일본은 대회 전만해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지난달과 이달 초 열린 3차례 평가전에서 키프로스에 1-0, 코스타리카에 3-1, 잠비아에 4-3으로 모두 이겼다. 올해 3월 뉴질랜드(4-2 승), 지난해 11월 벨기에(3-2 승)전까지 합하면 최근 A매치에서 5연승을 질주할 정도로 기세가 좋았다. 아울러 조 편성에도 운이 따랐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콜롬비아를 제외하면 그리스, 코트디부아르 등과도 해볼 만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월드컵에 들어서자 일본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2로 역전패한 일본은 그리스와의 2차전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0-0으로 헛심 공방을 벌였다. 조 최강 콜롬비아와의 최종전 역시 대회 첫 승과 16강 진출의 두 마리 토끼를 노렸지만 3점 차 대패의 굴욕만 맛봤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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