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정 관념 탈피 전원·음량 버튼 없애고 카메라 셔터 버튼 생략 군사작전 방불 보안 속 수백개 시제품 만들며 "소비자 만족 집대성"
지난달 말 출시된 스마트폰 G3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에 활기가 돌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G3는 출신 한 달 남짓 동안 국내에서 매일 1만대씩 팔려 판매량이 3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27일 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전세계 100개국 170개 이동통신업체에 순차 출시되면 판매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G3가 과거 돌풍을 일으킨 초콜릿폰 이상의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심의 역작을 만든 G3 개발 주역들을 25일 만났다.
G3 제품 기획을 총괄한 LG전자의 박관우(43) 상품기획그룹 부장은 “과감히 버릴 것을 버리고 키울 것에 주력한 선택과 집중”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우선 G3는 위와 옆면에 배치된 버튼을 버렸다. 휴대폰이라면 기본적으로 위나 옆에 갖추는 전원, 음량조절 버튼을 모두 없애고 손에 쥐었을 때 자연스럽게 손가락이 위치하는 후면에 동그란 전원 버튼을 배치했다. 음량조절은 후면 버튼 위, 아래를 문지르면 되기 때문에 통화하면서 한 손으로 다룰 수 있다.
카메라 버튼도 사라졌다. G3를 켜고 카메라 기능을 실행하면 화면 전체가 뷰파인더로 변한다. 이후 화면에 보이는 대상을 손가락으로 건드리면 초점이 자동으로 맞으면서 순식간에 촬영이 이뤄진다.
셀카를 찍을 때에도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손바닥을 펴고 있다가 주먹을 쥐면 5초 후 자동 촬영된다. 셔터 버튼을 화면에 나타나게 할 수도 있지만, 셔터 버튼을 과감히 생략하면서 G3는 훨씬 촬영하기 편한 스마트폰이 됐다.
‘셔터 버튼 없는 카메라’는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박 부장은 “가전사업부에서 로봇청소기의 장애물 파악을 위해 레이저 사용을 검토하는 것을 보고 이를 카메라에 적용했다”며 “이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의 촬영 대상을 건드리는 순간 폰에서 레이저가 발사돼 순식간에 거리를 측정하며 자동으로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레이저를 카메라 촬영에 활용한 스마트폰은 세계 최초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는 무수한 실험을 반복해 제품화됐다. 후면 버튼도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백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 그때마다 디자인도 계속 바뀌었다. 이용자환경(UX) 개발을 맡은 LG전자 MC연구소의 조민행(39) 책임연구원은 디자인 변경 횟수를 물었더니 “셀 수 없을 정도”라며 손사래를 쳤다.
여기에 1,300만 화소 사진을 잘 볼 수 있도록 기존 초고화질(풀HD) 화면보다 화질이 월등한 QHD 화면을 장착했다. 하드웨어 개발을 맡은 LG전자 MC선행상품연구소의 류경훈(41) 책임연구원은 “고해상도로 찍은 영상을 제대로 보려면 화면도 여기 맞게 개선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세계 최초로 QHD 화면을 장착했다”고 설명했다.
G3 또 개발이 진행되는 1년여 동안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철저한 보안이 유지됐다. 출시 직전까지 둥그스름한 곡선형 디자인을 감추기 위해 항상 위장막으로 시제품을 가렸고, 레이저가 발사되는 부분은 테이프를 붙여 숨겼다. 박 부장은 “스마트폰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이라는 자신감 때문에 특히 보안에 신경을 썼다”며 “G3는 5.5인치 대화면으로 접하는 최고의 화질, 손에 잡기 편한 디자인 등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가치를 집대성한 스마트폰” 이라고 자부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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