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적인 야생동물 및 목탄 거래가 지구촌 테러 단체의 돈줄 역할을 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유엔과 인터폴의 보고서를 인용한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반군을 포함한 테러단체, 그리고 마피아 등 범죄조직이 한 해 규모가 약 2,130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 야생동물 거래와 1,000억 달러 규모인 불법 벌목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추정됐다.
4억달러 규모인 코끼리 상아 무역은 아프리카 동부, 중부, 서부의 무장세력에 흘러 들어 이슬람 무장세력이 활개치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를 비롯, 콩고민주공화국, 수단, 차드, 니제르는 모두 코끼리의 상아 거래로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아프리카 각국 정부는 또 목탄 관련해서 한 해 최소 19억 달러의 재정 손실을 입었다. 특히, 최근 케냐에서 수십 명을 살해하는 폭탄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 연계 소말리아 테러단체 알샤바브는 목탄 판매 등으로 연간 3,800만~6,800만 달러를 벌었다. 알샤바브는 상아거래를 주로 해 오다 지금은 목탄거래로 주요 자금을 충당한다.
유엔환경계획의 평가를 담당했던 크리스챤 헬만은 “불법 목재 거래 규모는 저평가 돼오다 현재 아주 중요하게 간주되고 있다”며 “삼림 황폐화, 동물의 서식처 파괴, 로즈우드 등 중요 목재의 벌목과도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십 년 내에 아프리카 대륙의 벌목규모가 지금까지 아마존에서 벌목된 규모와 비슷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킴 슈타이너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연간 2,0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은 갈등을 지속시키는 데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무기, 인신매매, 마약과의 싸움에 더욱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