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국내 투자자로서 2,050포인트 상단에 막힌 지 3년이 되어가는 코스피를 바라보자니 문득 배우 김보성이 말하는 ‘으리(의리)’가 떠오른다.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하면 투신권을 중심으로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매도를 하고, 전기ㆍ전자업종이 오르면 화학 등 산업재 업종이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여온 모습에서 사실 우리 투자자들이 원하듯 한 방향으로 강세를 보이는, ‘의리’있는 시황을 발견하기란 꽤 힘들었던 상반기였다. 20일 기준 코스피는 지난해 말 대비 0.96% 하락했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같은 기간 3.2%나 떨어지는 원화강세를 보여 이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 달러기준 성과는 환차익으로 인한 소폭 이익에 머물렀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선 지수형 펀드 대비 가치주, 배당주, 중소형주 펀드 정도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보인 상반기였다. 하반기 증시에서 관심 있게 살펴볼 변수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미국 국채 금리이다. 상승을 기대하던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과 다르게 미 국채 금리는 쉽게 상승하지 못하고 최근에는 오히려 2.4%수준으로 하락했다. 1분기 당시 2014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였는데, 대략 2개월 전부터 2.8%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2.5%의 컨센서스로 하향 조정되는 양상이다. 올 들어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계속되고 있고, 국채 숏(금리 상승 방향) 에 배팅했던 기존 투자에 대한 반대매매, 즉 커버링도 함께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국채 금리와 한국 국고채 금리가 대체로 동행하는 점을 고려할 때,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결국 국내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라는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야 할 체크포인트이다.
두 번째는 기업실적 동향이다. 좀 더 부연하자면, 기업실적 감익 추세의 둔화 여부라 할 수 있다. 최근 신흥국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6월 이후 삼성전자 실적조정과 맞물린 외국인 투자자의 현물/선물 매도로 코스피가 조정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연초 전망 당시 10조원 정도는 나올 것 같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가 6월 초 9조원 아래로 내려가면서 외국인은 선물을 매도하기 시작했고, 8조원 중반대로 가파르게 감익이 시작된 6월 중순 이후부터 선물 미결제 약정은 11만 계약까지 급증한 바 있다. 연 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원달러 환율과 관련하여 수출주 실적에 대한 투자심리도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의 추가하락폭과 그 속도도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명동스타 PB센터 팀장 박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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