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선내 있을지 확신 못해"
세월호 침몰 참사 70일째인 24일 안산 단원고 2학년 2반 윤민지(17)양의 시신이 수습됐다. 8일 유니나 교사와 안중근군의 주검이 뭍으로 나온 지 16일 만이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이날 오전 1시 3분쯤 선체 4층 중앙 선원전용통로에서 수습한 여성의 시신이 DNA 분석 결과 윤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윤양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은 채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부유물을 치우다가 발견했다”며 “시신은 우려보다 심하게 부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양 가족은 짙은 청바지 등 옷차림으로 딸이라고 추정하면서도 DNA 분석결과가 나오기까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15시간 넘게 전남 진도 팽목항에 머물던 부모는 신원을 확인하고서야 말문을 열었다. 아버지는 “어제 비빔밥을 많이 먹었더니 나오네. 우리 착한 딸”이라고 말했다. 그간 거의 먹지 못하던 아버지는 자신이 살아야 딸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전날 식사를 했다고 주변사람들은 전했다. 거의 매일 수색작업이 진행되는 바지선에 올랐다가 고개를 숙이던 그였다.
어머니는 매일 아침 팽목항 방파제를 찾아 딸이 좋아하던 가수 ‘비스트’ 사진집 옆에 먹을 것을 놓으며 애를 태웠었다. 어머니는 딸을 찾은 뒤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양의 시신은 이날 오후 헬기에 실려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새벽 시신 발견 소식에 밤을 꼬박 지새웠다. 그러나 자신의 피붙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과연 배에 남아 있기는 한 걸까’라는 두려움에 떨었다. 실종자 가족 대표를 맡고 있는 남현철(17)군의 아버지 경원씨는 “누가 자식이 배 밖에 있을 거라 여기겠나. 거기 있을 것이라고 믿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고수습 당국은 남은 실종자 11명 전원이 배 안에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평현 범대본 대변인은 “다 선체에 있다고 보고 수색하지만 100% 장담할 수는 없다”며 “재수색 뒤에도 실종자를 더 찾지 못하면 선체를 인양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목포=박경우기자 gwpark@hk.co.kr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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