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현장서 노익장 과시
89세 고령의 일본 기자가 월드컵 현장을 누비고 있어 화제다.
24일 국제축구연맹(FIFA)은 일본에서 온 프리랜서 기자 가가와 히로시(89ㆍ사진)가 브라질 월드컵에 온 취재기자 중 가장 나이가 많다고 밝혔다. 가가와가 처음 취재한 월드컵은 1974년 서독 대회. 그는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는 오렌지색, 서독의 프란츠 베켄바워는 흰색 유니폼을 입고 뛰던 게 생생히 기억난다”며 “현대 축구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를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번 월드컵은 그의 10번째 월드컵 현장이다. 건강 때문에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1974년 이후 개최된 모든 월드컵을 현장에서 취재했다. 가가와는 어린 시절 축구선수를 하다 2차대전 중인 1944년 입대해 ‘자살 특공대’인 가미카제 조종사가 됐다. 패전한 일본을 보면서 다시 축구로 눈을 돌려 축구 기자로 변신했다.
축구 기자가 된 후 줄곧 일본이 세계 상위 팀이 되길 바랐지만 전쟁 후의 일본은 미국에서 소개된 야구에 흠뻑 빠져 있었다. 축구에 대한 관심은 야구는 물론이고 럭비보다도 낮았다. 축구를 하기에 일본인은 너무 작다는 비관론도 팽배했다. 때문에 그는 일본이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에 오른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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