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청률 경쟁, KBS와 이영표 완승

역시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법이다.
MBC와 SBS가 서로 월드컵 중계방송에서 1등이라고 주장했으나, 한국 경기 시청률 1위의 주인공은 예상 밖으로 KBS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는 24일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알제리의 H조 2차전(23일) 시청률을 발표했는데, 이영표 해설위원과 조우종 아나운서를 앞세운 KBS가 14%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KBS 축구 중계 시청률이 23일 MBC(엄마의 정원ㆍ11.7%)와 SBS(닥터 이방인ㆍ11.9%)의 최고 시청률보다 높았다.
안정환ㆍ송종국 해설위원과 김성주 캐스터를 내세운 MBC 중계방송은 시청률 9.2%로 2위였고,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잡은 SBS 중계방송은 시청률 5.1%로 꼴찌였다. 한국이 알제리에 2-4로 져서 16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지만 축구 국가대표를 응원하는 시청자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방송 3사 시청률을 더하면 무려 28.3%였다.
선수 시절 초롱이로 불렸던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알아듣기 좋은 발성과 함께 빼어난 말재간과 분석을 앞세워 차범근 SBS 해설위원의 뒤를 이을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했다. 특히 네덜란드가 남아공 월드컵 우승팀 스페인을 대파할 걸로 예상한 데 이어 이탈리아와 영국 경기 결과(2-1)를 예측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이영표 위원은 한국-러시아전에서 교체투입될 이근호를 주목하라고 이야기해 주목을 받았다.
MBC는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 출연하는 김성주, 안정환, 송종국을 각각 캐스터와 해설자로 영입해 SBS와 시청률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 특히 김성주는 아빠! 어디가? 시청자를 중심으로 시청률을 높이고 있어, 친정인 MBC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정환은 한국-알제리전에서 시간을 끌려고 누운 알제리 선수를 향해 “집에 가서 침대에 누워야지 왜 운동장에서 눕느냐?”는 말로 시청자에게서 공감을 얻었다.
이영표와 아빠들 입담에 눌린 SBS는 해설에 깊이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시청률이 경쟁사인 KBS와 MBC보다 떨어져 울상이다. 차범근 해설위원이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축구 해설의 정상에서 내려왔다는 평가도 들린다.
이상준기자 ju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