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벨기에 국가대표 축구팀의 별칭은 모두 ‘붉은악마’다. 누가 붉은악마의 원조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벨기에가 원조다. 벨기에가 붉은악마로 불린 지는 100년이 넘었다. 벨기에는 1904년 대표팀 공식 첫 경기를 치렀고, 연이은 승리로 자국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1906년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두고, 이어 네덜란드와의 2차례 경기에서 각각 5-0, 3-2로 이겼다. 당시 벨기에의 한 기자가 자국 대표팀의 3연승에 고무 돼 대표팀을‘붉은악마’라고 표현했는데, 이것이 시작이 됐다. 벨기에 대표팀의 유니폼 상ㆍ하의 색깔이 붉은색인 데 착안한 별명이었다.
그에 반해 한국 대표팀은 붉은악마로 불린 기간이 길지 않다. 한국 대표팀은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조별리그 2차전과 3차전에서 멕시코와 호주를 각각 2-1로 물리치며 8강에 올랐고, 8강에서는 우루과이와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브라질과의 4강 경기에서는 1-2로 패했지만, 세계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4강 진출을 예측하는 이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 언론들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작은 동양인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데 놀라워하며 한국을 붉은악마로 표현했다.
이후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이 결성됐고, 그 이름을 붉은악마로 정하면서 붉은악마는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말로 널리 쓰이게 됐다.
하지만 27일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에서는 양 팀 모두 붉은색 유니폼을 입지 않는다. 한국은 상ㆍ하의, 양말 모두 흰색을 착용하고, 벨기에는 검은색 유니폼을 입는다. ‘붉은악마들의 대결’이 아닌 ‘흑백 대결’을 펼치는 셈이다.
채지선기자 letmenk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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