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 후 프로야구 관중 경기당 평균 13.8% 감소 그쳐
홈런경쟁 등 흥행요소 늘어난 덕 남아공 땐 무려 29.3%나 줄어
야구는 축구가 ‘무척 싫었다.’특히 단일 종목으로 지구촌 최대의 축제 월드컵이 개막하면 한창 불이 붙기 시작한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막상 브라질월드컵 뚜껑을 열어보니 당초 걱정했던 정도의 ‘치명적인 악재’는 아니다.
월드컵 개막 열흘 동안 프로 야구 관중은 13.8% 감소했다. 그러나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양호한’ 성적표다.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브라질 월드컵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23일까지 프로야구 35경기에 총 37만7,162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아 경기당 평균 1만7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드컵 전까지 248경기에서 310만2,031명, 경기당 평균 1만2,508명을 기록했던 것보다 13.8%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야구계에서는 700만 재돌파를 향해 순항 중이던 프로야구가 월드컵이라는 ‘암초’를 만나서도 관중 동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13.8%의 관중이 줄어든 이유가 반드시 월드컵 때문이라기보다는 장마철 변수 등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역대 월드컵 때와 비교해도 실적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때는 월드컵 전까지 236경기에서 295만5,467명, 경기당 평균 1만2,523명을 기록했다. 월드컵이 열린 기간 60경기에서 53만1,308명이 야구장을 찾아 경기당 평균 8,855명(29.3% 감소)으로 뚝 떨어졌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대회 전까지 195경기에서 135만6,085명의 관중이 입장해 경기당 평균 6,954명을 기록했고, 월드컵이 열린 한 달 동안 77경기에서 38만4,600명으로 평균 4,995명(28.20% 감소)에 그쳤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239경기 만에 3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세월호 참사 여파를 감안했을 때 기대 이상의 페이스를 보였다. 때문에 야구계는 월드컵도 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으로 자신했다.
실제 브라질 월드컵이 큰 걸림돌로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각종 흥행 요소 덕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과 함께 박병호(넥센)의 60홈런 도전 등 기대할 만한 신기록들이 풍성하다. 또 KBO는 월드컵 시작 직전인 지난 10일부터 각 구단 자율에 따라 세월호 참사로 잠정 중단했던 응원을 정상화해 볼거리를 다양하게 하는 등 ‘흥행 전선’에 힘을 보탰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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