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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文, 울분의 13분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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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文, 울분의 13분 회견

입력
2014.06.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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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진실보도를" 정치권·언론 비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자진사퇴 기자회견에서 그 동안 자신을 비판해 온 언론과 여야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미리 준비해 온 A4용지 6~7장 분량의 회견문을 13분간 읽어 내려가며 때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자는 “저 같은 부족한 사람에게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데 대해 마음속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면서 초반에는 낮은 자세를 취했지만 바로 “외람되지만 감히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장황하게 설명해 가며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 의사와 법치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지탱되는 것”이라며 “국민의 뜻만 강조하면 여론 정치가 된다”고 여론에 떠밀려 자진사퇴까지 온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후보자는 이어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는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며 여야 정치권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하셨다”며 여당을 향한 서운함도 피력했다.

문 후보자는 언론도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 그는 “발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 보도일 뿐이며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면서 KBS 보도를 1차적으로 지적했다. 교회 강연에 대해서는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린다. 제가 평범했던 개인 시절 저의 신앙에 따라 말씀 드린 것이 무슨 잘못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문 후보자는 일각의 친일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의 할아버지와 독립유공자로 ‘애국장’ 포상을 받은 문남규(文南奎) 선생이 동일인으로 추정된다는 전날 국가보훈처의 발표를 상기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은 이 사실을 밖으로 공개하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기로 했다가 어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에게는 신뢰와 애정을 보냈다. 그는 “박 대통령이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시겠다는 말씀에 공감했고, 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시겠다는 말씀에 도와드리고 싶었다”며 후보 지명을 수용한 과정을 설명한 뒤 “지금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사퇴 결심 배경을 밝혔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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