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를 호흡하는 우리 음악’이란 주제 아래 23일 동안 101 명의 예술가가 협연의 한마당을 펼친다. 7월 4~26일 국립극장에서 펼쳐지는 ‘2014 여우락 페스티벌’. ‘국내 유일의 우리 음악 축제’를 기치로 5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이전 여우락 페스티벌에 모습을 드러낸 적 없던 음악인들이 무대에 오른다. 음악동인 고물, 색소폰 주자 강태환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에는 정말 놀자판 콘셉트예요. 민요도 농민이 부르던 옛 스타일에서 벗어나 완전히 퓨전 스타일로 바꾸기로 했어요. 재즈니 록이니 하는 음악의 틀을 아예 따지지 않는 편한 자리로 만들 계획입니다.”
고물 대표 이태원의 말이 기대감으로 차있다. 그와 고물은 여우락에 처음 출연하는데 이는 지난해 공동 작업으로 인연을 맺은 작곡가 장영규씨로부터 출연 의뢰를 받아 수락했기 때문이다.
“남도와 경기 민요를 중심으로 ‘아주 심한 편곡’ 작업을 할 겁니다.” 무대 위에서 실제로 보여줄 음악 영상이 댄스 뮤직 아니면 제 3 세계 음악의 분위기를 띨 것이라는 이야기다. 모두 7명으로 구성된 고물은 경기민요 12잡가를 재료로 한 이희순의 ‘잡(雜)’ 등 새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들에게 이번 무대는 일종의 소풍이다. 장영규씨의 부탁도 부탁이려니와 “음악적 조건이나 제약을 떠난 자유가 좋았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세계적 색소폰 주자 강태환도 여우락에 참가한다. 칩거 중이던 그의 안부가 궁금했던 사람들은 그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강태환의 연주가 어떻게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의 재즈는 절대 즉흥이라는 별난 세계가 핵심이다.
‘마지막 마스터’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무대는 진정으로 세계적인 대가에 대한 의례의 의미가 크다. 음이 끊이지 않는 순환 호흡은 기본이고 두 세 개의 음을 동시에 내고 고래의 숨소리나 울부짖음을 연상케 하는 엄청난 음량을 선보이며 야수의 비명을 실현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 음반사가 1991년 강씨에게 동해안별신굿의 대가 김석출의 태평소와 협연하자고 제안해 만들어진 듀엣 앨범 ‘도깨비’는 수집가들이 눈독을 들이는 희귀본이다. 강씨는 현재 두문불출하며 외부의 접근을 차단하고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강씨의 무대는 15~16일, 고물의 무대는 16~17일 국립극장에서 펼쳐진다. (02)2280-4114~6
장병욱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