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관심을 불러 일으킨 일본 도쿄도(東京都) 의회 '성희롱 야유'는 자민당 소속 스즈키 아키히로(51·鈴木章浩) 의원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즈키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야유한 당사자가 자신임을 밝히고 "나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쿄 도의회와 도민에 막대한 폐를 끼쳐 죄송했다"며 사죄했다.
스즈키 의원은 이달 18일 도의회에서 열린 올해 제2회 정례회 일반질의에서 시오무라 아야카(鹽村文夏·36·여) 다함께당 소속 의원이 임신·출산·불임 등에 관해 여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는 도중 시오무라 의원에게 "본인이나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문제 발언을 한 의원이 즉각 특정되지 않는 가운데, 서방 언론까지 관심을 보이는 등 사안이 커지는 동안 스즈키 의원은 자신의 소행임을 의심하는 언론의 추궁에 줄곧 부인하다 이날에서야 시인했다.
스즈키 의원은 "저출산, 만혼화 속에서 (시오무라 의원 등이) 빨리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런 발언을 했지만 결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 터에 배려가 부족했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오무라 의원에게도 허리를 숙여가며 사죄했다.
시오무라 의원은 빨리 결혼하는 게 좋겠다는 것 말고도 몇 가지 공격적인 발언이 분명히 더 있었고 이는 스즈키 의원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은 이와 관련해 '본인이 먼저 아이를 낳아라', '애를 낳지 못하는 것이냐'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스즈키 의원은 자신이 빨리 결혼하는 게 좋겠다는 것 외에 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발언의 당사자가 확인될 때까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7년부터 도쿄 도의회 의원으로 재직(3선) 중인 스즈키 의원은 2012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당시 도쿄 도지사가 도쿄도 차원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매입을 추진했을 때 찬성을 표했으며, 같은 해 8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센카쿠의 한 섬에 상륙해 입건된 일이 있다.
여성의 사회활동 촉진을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운 자민당 정권은 이번 일로 이미지 훼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간사장은 "당의 책임자로서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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