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연 지 10분 만에 결정

유네스코가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 삼림지역 일부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취소해달라는 호주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호주 국영 A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방송은 유네스코가 최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회의에서 1982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태즈메이니아 섬 삼림지역 중 일부인 7만 4천 헥타르(㏊)의 등재를 취소해달라는 호주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호주 최남단의 관광명소인 태즈메이니아 섬은 원시 생태계를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섬의 20%인 140만㏊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호주 정부가 유네스코에 일부 삼림지역의 등재 취소를 요청한 것은 호주 내에서 6만 6천 명이 종사하는 목재 산업계의 입김 때문이다. 태즈메이니아의 너무 넓은 부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묶여 있어 목재 산업의 발전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일부는 지정을 풀어 벌목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호주 정부의 취지다.
하지만 유네스코는 도하에서 회의를 연지 불과 10분 만에 호주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포르투갈 대표단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요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네스코의 결정에 대해 환경운동가인 봅 브라운 전 호주 녹색당 대표는 “이번 결정은 애벗 정부의 외교적 굴욕”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이번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고 삼림지역 일부의 등재 취소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태즈메이니아 주 정부도 “실망스럽지만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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