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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보면 중국이 보인다

입력
2014.06.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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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이름에는 시대상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차이나데일리는 24일 중국 부모들은 아이들의 이름을 지을 때 역사적 사건에서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전국공민신분증번호문의서비스센터(NCIIC)에 따르면 나라를 세웠다는 뜻의 ‘젠궈’(建國)라는 이름을 쓰는 중국인은 무려 96만명에 달했다. 이중 24%는 1949~59년 태어났다. 49년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성립이 선포된 해이다. 50년대 출생자중엔 젠궈 이외에도 ‘젠화’(建華ㆍ중화의 건국)나 ‘광창’(光强ㆍ영광스럽고 강한 나라)이란 이름도 많았다. 또 ‘민주’(民主)라는 이름을 쓰는 중국인의 60%도 5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었다.

특히 한국전쟁(50~53) 중엔 수만명이 ‘위안차오’(援朝ㆍ북한을 돕는다)나 ‘캉메이’(抗美ㆍ미국에 대항한다), ‘웨이궈’(衛國ㆍ나라를 지키다) 등의 이름으로 작명됐다. 한국전쟁을 일컫는 중국식 표현인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에서 나온 이름이다. 심지어 성씨와 이름까지 같은 ‘장위안차오’(張援朝)는 493명이나 됐고, 이들 중 90%가 50년대 출생자였다. 현 리위안차오(李源潮) 중국 국가 부주석의 이름도 위안차오(援朝)와 발음이 똑같다. 인민해방군 초대 사령관이었던 주더(朱德)도 장손의 이름을 위안차오로 지었다.

문화대혁명(66~76) 기간엔 ‘웨이훙’(衛紅ㆍ홍색 혁명을 지킨다)이나 ‘웨이둥’(衛東ㆍ마오쩌둥을 보위한다, 둥은 마오쩌둥의 마지막 이름자), ‘원거’(文革ㆍ문화대혁명의 준말) 등의 작명이 많았다.

78년 개혁개방과 80년대 한 자녀 정책 시행 후엔 전통적인 작명법을 따르는 대신 다양한 방식의 작명, 특히 네 글자 작명이 유행했다. 하나 밖에 없는 자신들의 자녀가 아버지의 성뿐 아니라 어머니의 성을 함께 쓰길 원하는 부모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北京)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2001년 이후에는 ‘선아오’(申奧ㆍ올림픽 개최를 신청하다)나 ‘아오윈’(奧運ㆍ올림픽)이라는 이름이 많아져 3만1,000여명이나 이 이름을 썼다. 특히 2008년에 태어난 아이 중 4,783명이 아오윈으로 작명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절에는 당시의 국정 이념으로 제시됐던 ‘허셰’(和諧ㆍ조화)란 이름이 인기였다. 이러한 흐름으로 볼 때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주석 시대엔 ‘몽’(夢)이란 글자가 이름자로 많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의 이름은 ‘항상 만전을 기한다’는 뜻이어서 이름과 운명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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