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6.1세 역대 최연소 팀 월드컵 경험한 선수는 5명 경기 흐름 뺏기면 쉽게 무너져 상황 판단ㆍ조율 능력 아쉬워
홍명보호의 평균 연령은 26.1세다. 역대 최연소 월드컵 대표팀이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태극전사들을 불러모았지만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는 5명뿐이다. 주장 구자철(25ㆍ마인츠)이나, 최고참 곽태휘(33ㆍ알 힐랄) 역시 첫 월드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2002년 한ㆍ일 월드컵 홍명보(45)처럼 그라운드의 리더가 없다는 우려를 보냈다. 홍 감독은 리더 부재에 대해 “그라운드 안에 있는 선수 모두가 리더라는 생각을 갖고 뛰면 된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막상 월드컵 본선에 나가자 리더가 없는 것은 독(毒)으로 작용했다. 심판의 경기 개시 휘슬과 함께 경기 흐름이 수시로 상황이 바뀌는데 그라운드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조율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홍명보의 아이들’로 불리는 선수들은 한번 뺏긴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홍명보호의 부진을 리더 부재로 꼽았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경기 흐름에 맞기 리드를 하고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안 보인다”며 “주장 구자철이나 중앙 수비수 홍정호, 공격수 박주영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에 힘을 보탠 박항서 상주 감독 또한 “한국 축구 정서나 문화를 볼 때 맏형이 필요하다”면서 “개인적으로 홍명보 감독이 박지성을 만난다고 얘기했을 때 엄청 환영했다. 박지성 같은 상징적인 선수가 있으면 그라운드에 서 있는 자체 만으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데 은퇴한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22ㆍ레버쿠젠) 역시 리더 부재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24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스 두 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우리는 어린 팀이고 월드컵에 처음 나온 선수들이 많아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알제리의 적극적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전반 12분간 무려 3골을 허용했다. 선수들은 급격히 흔들렸지만 이들을 일깨워줄 리더는 그라운드에 보이지 않았다. 2002 대회 때의 홍명보 같은 리더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손흥민은 리더 부재를 두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그런 분위기를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때로는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때도 있다”며 책임을 통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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