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만명 채용한다더니 6000여명에 그쳐
고용노동부는 다음달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2014년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를 열고 시간선택제 근로자 3,8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1만명 규모의 채용계획을 밝혔던 지난해 11월 시간선택제 일자리 박람회 이후 82개 기업의 실제 채용 규모는 6,000여명에 그쳐 이번 행사의 일자리 창출 계획도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용부와 각 기업에 따르면 당초 6,000명의 채용 공고를 냈던 삼성 그룹의 경우 실제 채용은 2,500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944명을 채용하겠다던 롯데 그룹도 1,200명을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했고, 150명을 선발하려던 한화그룹도 90명을 뽑는 데 그쳤다. 400명 채용 목표였던 한진그룹은 200명을 채용했다.
이처럼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이 부진한 이유는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임금과 근로조건을 정규직 근로자들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 정부 방침이 기업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때문에 기업들이 애초 계획에 없는 일자리를 만들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A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 때문에 기업들이 불필요한 인원을 모집하려다 결국 다 채용하지 못하고 남은 인원은 하반기에 다시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는 ‘고용률 70% 로드맵’을 통해 15~64세 고용률을 2017년까지 7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5년간 신규 일자리 창출 목표치는 238만명으로 이중 약 38.7%인 93만개를 시간제 일자리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간제 일자리는 정부정책과는 반대로, 질낮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점점 늘고 있다”며 “새로 시간제 일자리를 만들어 뽑기보다, 정규직에서 근로자 필요에 따라 시간제 일자리로 바꾸는 ‘전환형 시간제일자리’를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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