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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반군, 서부 국경 장악… 중동 확전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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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반군, 서부 국경 장악… 중동 확전 고조

입력
2014.06.2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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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국경 병력 강화

美 캐리 국무, 이라크 방문 말리키 총리와 면담 거국내각 가능성 타진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23일 바그다드 총리 관저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고 있다. 케리 장관은 수니파 무장단체 공격이 확산하면서 이라크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이라크를 방문, 수니파와 쿠르드 지도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바그다드=AP 연합뉴스
존 케리(왼쪽) 미국 국무부 장관이 23일 바그다드 총리 관저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를 만나고 있다. 케리 장관은 수니파 무장단체 공격이 확산하면서 이라크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이라크를 방문, 수니파와 쿠르드 지도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바그다드=AP 연합뉴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반군이 지난 주말부터 시리아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와 국경을 맞댄 서부지역에 공세를 집중하면서 이라크 사태가 중동지역 국제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F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23일 ISIS가 시리아ㆍ요르단 국경 요충지를 잇따라 점령하면서, 이 지역에 원리주의 국가를 만들겠다는 꿈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또 ISIS가 요르단과 사우디 쪽으로 추가 진군할 경우 국제전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이날 새벽 철통 보안 속에 이라크를 방문했으나, 사태는 갈수록 꼬여가고 있다.

ISIS 2주일 만에 ‘절반의 성공’

급진 수니파 ISIS 반군은 22일에도 각각 시리아ㆍ요르단과 맞닿은 알왈리드와 투라이빌을 추가 장악했다. 또 이라크ㆍ시리아 국경 사이 탈아파르 공항도 장악했다. 이로써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정부는 이미 ISIS에 빼앗긴 알카임, 루트바 등 4개 국경 소도시를 포함해 서부지역 국경 통제권을 모두 잃게 됐다.

WSJ은 ISIS가 허황된 꿈으로 여겨지던 목표를 가시권에 두게 됐다고 분석했다. 시리아 서남부와 이라크 북서부로 분리됐던 분파간 연결이 가능하게 됐고, 이슬람 원리주의가 두 나라에 걸쳐 세력을 떨칠 교두보도 마련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ISIS가 이라크에서 노획한 무기ㆍ장비를 시리아에 들여올 수 있게 됐고, 정부군 반격에도 강하게 맞서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물론이고 시아파 내부에서 총리 퇴진 요구가 불거지면서, ISIS는 ‘말리키 총리 축출’이라는 정치 목표 달성도 목전에 두고 있다.

우려되는 중동 국제전

ISIS 위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중동 전체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 CBS 방송에 출연 “ISIS가 이라크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런 상황이 요르단과 같은 미국 동맹국으로도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요르단도 국경 병력을 강화하는 등 군사적 대응을 불사할 태세다. AP통신은 후세인 알마자리 요르단 내무장관이 180㎞에 이르는 이라크 국경에 충분한 병력을 배치했다는 내용을 의회에 보고했다고 전했다. WSJ도 ISIS의 진군이 계속될 경우 사우디 정부도 군사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국무장관 방문ㆍ계속되는 잔학행위

미국은 존 케리 국무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말리키 총리 퇴진을 전제로 한 거국내각 가능성 타진에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이집트 방문 중 케리 장관이 “이라크 지도부가 종파주의를 초월해야 하며, 국민 모두를 대변하는 리더십을 찾길 바란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미국이 말리키 총리를 대체할 새 지도부 구성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했다.

잔학행위도 계속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ISIS가 2006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한 라오프 압둘 라만 판사를 16일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또 시리아 국경도시 4곳이 ISIS에 넘어간 직후 유력인사 21명도 처형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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