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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에 들려주는 '희망가'

입력
2014.06.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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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 같은 희망 살린 월드컵 16강 진출국 베스트 5

홍명보호의 원정 첫 8강 진출 목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했던 알제리에게 2대 4로 지면서 2차전까지 소화한 현재 1무 1패의 성적으로 승점 1점, 골득실은 -2를 기록하고 있다. 16강행이 좌절된 건 아니지만 말 그대로 '실낱 같은 희망'이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을 돌이켜보면 그 가느다란 희망의 끈을 잡고 16강에 진출한 나라들도 있다.

본선 진출국이 24개국에서 32개국으로 늘어 16강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조 2위를 차지하도록 규칙이 바뀐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한 사례 5건을 정리했다.

5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A조 노르웨이

1998년 6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노르웨이 선수들이 세계 최강 브라질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8년 6월 23일(현지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노르웨이 선수들이 세계 최강 브라질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노르웨이는 전 대회 우승국 브라질과 스코틀랜드, 모로코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노르웨이는 모로코와의 첫 경기와 스코틀랜드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각각 2대 2, 1대 1로 비겨 승점 2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모로코와 스코틀랜드 모두 노르웨이와 비기고 브라질에 져 1무 1패. 당장의 순위는 노르웨이가 앞서고 있었지만 마지막 상대가 호나우두, 히바우두, 베베토 등이 버티고 있는 세계 최강 브라질인 점을 고려하면, 노르웨이보다는 모로코-스코틀랜드 승자가 16강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모로코는 스코틀랜드에 3골을 몰아 넣으며 16강 희망에 들떠 있었다. 브라질이 노르웨이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후반 33분 베베투의 골로 0대 1로 뒤지고 있던 노르웨이가 후반 38분 동점골을 넣더니, 후반 43분에 레크달이 페널티킥으로 결승골을 기록해 브라질을 2대 1로 꺾은 것이다.

노르웨이는 16강에서 이탈리아에 0대 1로 져 탈락했지만, 지금까지 브라질과 A매치를 치른 팀 중 유일하게 한 번도 지지 않은 팀(2승 2무)으로 남아있다.

4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B조 대한민국

2010년 6월 22일(현지시간) 오전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이정수가 0대 1로 뒤지던 전반 38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오른발로 차 넣어 동점골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0년 6월 22일(현지시간) 오전 남아공 더반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의 이정수가 0대 1로 뒤지던 전반 38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오른발로 차 넣어 동점골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르헨티나, 그리스, 나이지리아와 B조로 편성된 대한민국은 그리스에게 2대 0으로 이기며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아르헨티나에 4대 1로 대패했다. 승점 3점에 골득실은 -1. 그리스도 나이지리아를 2대 1로 꺾으며 승점 3점, 골득실 -1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국 여부가 결정되는 상황.

대한민국은 나이지리아에 선취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38분 이정수, 후반 4분 박주영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2대 2로 비겼으나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0대 2로 패하면서 조 2위에 올라 짜릿한 첫 원정 16강의 새 역사를 썼다.

16강에서는 우루과이에 1대 2로 패했다.

3위 2002년 한일 월드컵 C조 터키

2002년 6월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 중국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터키의 하산 샤슈가 문전 돌파를 시도하자 중국의 리 웨이펭이 옷을 잡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6월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 중국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터키의 하산 샤슈가 문전 돌파를 시도하자 중국의 리 웨이펭이 옷을 잡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터키는 브라질, 코스타리카, 중국과 한 조에 편성돼 비교적 쉽게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코스타리카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다.(코스타리카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를 연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터키는 브라질에 1대 2로 패하고 코스타리카와는 1대 1로 비겨 승점 1점 골득실 -1을 기록하고 있었다. 코스타리카는 중국을 2대 0으로 격파해 승점 4점 골득실 +2. 터키가 중국을 이기더라도 골득실에서 적어도 3점을 만회해야 다득점을 따져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에 코스타리카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터키가 전반 6분과 9분 중국의 골망을 흔들었고, 브라질은 전반 10분과 13분 코스타리카에 연타를 날렸다. 순식간에 골득실이 역전된 것. 결국 중국을 3대 0으로 이긴 터키는 브라질에 2대 5로 패한 코스타리카를 제치고 16강에 올랐다.

이후 16강에서 일본(1대 0), 8강에서 세네갈(연장전 1대 0)을 꺾었다. 4강전에서 브라질에 0대 1로 패했지만 3,4위 전에서 대한민국을 3대 2로 꺾고 최종 성적 3위를 기록했다.

2위 2010년 남아공 월드컵 F조 슬로바키아

2010년 6월24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후반 28분 슬로바키아의 비텍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0년 6월24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엘리스 파크 경기장에서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후반 28분 슬로바키아의 비텍이 이탈리아를 상대로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넣은 후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슬로바키아는 이탈리아, 파라과이, 뉴질랜드와 한 조로 편성됐다. 약체 뉴질랜드와의 첫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뼈아픈 동점골을 허용해 1대 1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던 파라과이에게 0대 2로 무릎을 꿇었다. 승점 1점에 골득실 -2. 선두로 치고 나가면 좋았을 이탈리아는 2무로 최종전에 사활을 걸어야 할 상황이라 슬로바키아에게 희망은 없어보였다.

슬로바키아는 이탈리아를 꺾는 이변을 만들어내며 16강에 안착했다. 비텍이 전반 25분, 후반 28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지배했고, 끝내 이탈리아의 막판 추격을 3대 2로 따돌리고 희열을 맛봤다.

16강에서는 네덜란드를 만나 끈질기게 추격했지만 1대 2로 석패했다.

1위 2002년 한일 월드컵 B조 파라과이

2002년 6월12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파라과이가 슬로베니아를 3대 1로 꺾고 16강을 확정한 순간 선수들이 골키퍼 칠라베르트를 얼싸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6월12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파라과이가 슬로베니아를 3대 1로 꺾고 16강을 확정한 순간 선수들이 골키퍼 칠라베르트를 얼싸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장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나라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파라과이다. 스페인, 남아공, 슬로베니아와 한 조로 편성돼 어느 팀 하나 쉬운 경기가 없었다. 파라과이는 남아공과의 첫 경기에서 먼저 2골을 넣었으나 후반 2골을 허용하며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스페인에겐 모리엔테스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대 3으로 졌다. 최종전 상대 슬로베니아는 2패로 16강 희망이 좌절됐지만,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던 남아공이 문제였다. 파라과이는 승점 1점 골득실 -2, 남아공은 승점 4점 골득실 +1이었다. 파라과이로서는 슬로베니아를 최소 2점차 이상으로 누르고, 이미 16강행을 결정지은 스페인이 반드시 남아공을 이겨야 되는 상황이었다.

행운의 여신은 파라과이에게 미소를 지었다. 슬로베니아에 선제골을 내 준 파라과이는 후반 3골을 몰아치며 승리했고, 남아공은 스페인과의 접전 끝에 라울의 결승골에 2대 3으로 무릎을 꿇었다. 파라과이는 남아공과 승점 4점, 골득실 0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1골 앞서며 극적으로 16강행을 결정지었다. 후반 84분에 터진 세 번째 골이 없었다면 골득실에서 밀려 고배를 마실 수도 있었던 것이다.

16강에서는 독일에 0대 1로 패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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