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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행복 세상 만드는 불씨…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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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은 행복 세상 만드는 불씨…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

입력
2014.06.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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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장사랑대축제' 조직위원장 권오섭(52) 청구도시락 대표
'내고장사랑대축제' 조직위원장 권오섭(52) 청구도시락 대표

'줄 수 있는 무엇이든 나눈다'는 내 고장 사랑 대축제 취지에 감명…

버전 업 2015축제 준비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세상을 바꿔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와 부인 멜린다 게이츠가 얼마 전 미국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축사로 던진 메시지다. 권오섭(52) 청구도시락 대표는 게이츠 부부의 말처럼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몸을 아끼지 않으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를 발판 삼아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극복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2014 내고장 사랑 대축제’ 조직위원장을 맡게 된 것도 사회 지도층이 앞장서서 솔선수범하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권 대표를 만나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나눔운동의 필요성과 실태, 내 고장 사랑 운동의 성과와 과제 등을 들어봤다.

-축제가 성황리에 끝났다. 어떤 생각으로 축제를 이끌었나.

“세월호 참사 후 가뜩이나 얼어붙은 지역 경기가 더 침체돼 먹고 살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 참사의 슬픔을 극복하고, 침체한 경기를 활성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누군가는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내고장 사랑 대축제’가 가라 앉은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지역경기 활성화의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는 각오로 행사를 치렀다.”

-내고장 사랑 대축제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나눔은 재산이 많고 적음에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다. 힘들게 일해 번 돈을 선뜻 내 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꼭 돈이 아니라도 ‘자신이 줄 수 있는 무엇이든 기부하고 나눈다’는 축제의 취지가 가슴 깊이 와 닿았다. 물품을 기부할 수도 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나 용역을 제공할 수 있다. 성악가는 노래라는 재능을 기부했다. 나눔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평소 나눔과 기부, 어떻게 하나.

“특별한 날에 하는 것은 아니다. 대구 남구 봉덕동 집 근처에 혼자 사는 노인 80여 명에게 매달 13, 23일 두 차례 도시락을 대접한다. 아무리 바빠도 직원들과 함께 직접 도시락을 배달한다. 이렇게 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한 번은 열흘 전 전달한 반찬이 절반이나 남아 있는 것을 보았다. 물어보았더니 ‘너무 맛있어 아껴 먹다 보니 남아 있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회사로 돌아와 곧바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메뉴로 반찬을 바꾸기도 했다.”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오해 받기도 쉬운데.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부하는 것으로 알려진 적이 있다. 돌아온 것은 세무조사였다. 그 후 누가 감사패를 준다든가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와도 피하게 됐다. 6ㆍ4 지방선거 때 출마 제의도 받았지만 도시락 무료 급식이 선거운동으로 비쳐질 것 같아 사양했다. 다른 목적이 있어서 봉사나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칭찬은 아니더라도 오해는 하지 말아 주기 바란다.”

-사업 수완이 뛰어나다는 평이 많다.

“수완이라기보다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20대 때 5년 간 고향 선배의 도시락 회사에서 일하며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로 지금의 청구도시락을 설립했다. 지금은 도시락 매출 전국 1위, 대한민국 도시락업계 최초로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업체로 만들었다. 열심히 한 덕분이다.”

-식품사업만 하는가.

“9년 전부터 노인전문병원 설립을 위해 준비해오고 있다. 흔히 경치 좋은 외곽지에 들어서야 좋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노인들은 가족과 멀리 떨어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환자들이 가족들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숙박시설을 개조, 최상의 시설을 갖춘 병원을 도심에 건립할 생각이다.”

-축제를 끝낸 소감은 어떤가.

“소리꾼들이 슬픈 대목에서 오히려 기쁠 때와 같은 장단을 가져오듯, 이번 축제가 세월호 사고로 상처 입은 유족들을 위로하고, 지역 경기도 진작시킬 수 있는 뜻 깊은 행사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로 급작스레 일정이 변경됐고, 준비 시간이 충분치 못한 점이 아쉽다.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과 자치단체 등을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 내년 축제는 올해보다 규모와 내실 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아이디어를 수렴하고 참여를 유도하겠다.”

김정혜기자

●약력

국제라이온스 대구총재 역임

대구남구생활체육회장

대구시장애인체육회 부회장

경북야구협회 부회장

청구도시락 대표

내고장사랑대축제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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