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인 이른바 ‘7인회’의 일부 인사들이 최근 제기되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추천설에 대해 손사레를 치며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등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해 “청와대 비선 라인을 겨냥해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7인회 멤버의 한 명으로서 ‘문 후보자 천거설’의 당사자로 거론된 안병훈 기파랑 대표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천거설은) 절대 아니다”며 “확실히 그런 일은 없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문 후보자와 같은 서울고 출신인 안 대표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문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안 대표는 그러나 “서울고 출신이면 다 추천하느냐”고 부인하면서 “나는 (정치에) 완전히 손을 뗐다”고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그러면서 잇단 인선 실패의 배후로 ‘7인회’가 거론되는 데 대해 “(7인회가) 신문에 오르내리며 범죄집단처럼 얘기되는데 그런 사람들 아니다”고 불만을 드러내면서 “박 대통령 성격으로 볼 때 누구의 자문이나 추천을 받을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용갑 새누리당 고문도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우리 일은 끝났다”며 “우리는(7인회) 인사에 대해 누구도 추천한 적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 추천과 관련 7인회 개입설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일부 인사는 연이은 인선 실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을 향해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김 고문은 “어떻게 그런 분(문 후보자)이 후보가 됐는지 모르겠다”며 “(박 대통령이) 정치를 쉽게 하면 좋을 텐데 왜 이렇게 어렵게 하는 지 아쉽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박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면서 달라졌다. 무서운 사람이다”라며 “대통령이 호응해주지 않으면 참모들은 아무 말도 못하는데 지금 박 대통령은 그런 말 할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는 것 같다”고 각을 세웠다.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인 ‘7인회’에서 잇단 불만이 터져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주변 세력간 힘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무성하다. 7인회가 대통령 측근 그룹에 밀려 정치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터져 나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안 대표도 원로 그룹의 의견 전달과 관련 “누가 (의견을) 받아줘야 하고 말고를 하지”라고 반응해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다만 7인회 내에서도 김기춘 비서실장 등 공직에 몸 담고 있는 이들과 제도권 밖에 남아 있는 이들 간 온도 차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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