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D조에서 16강 고지 선착 세계적 수준의 선수 없이 '5백' 수비 등 조직력만으로 우루과이 이어 伊까지 격침 FIFA서 7명 약물 검사 '견제' 마라도나 "처음 보는 일" 비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루과이(7위), 이탈리아(9위), 잉글랜드(10위)와 브라질 월드컵 ‘죽음의 조’인 D조에 속한 코스타리카(28위)가 16강에 오를 것이라고 점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하며 가장 먼저 16강 고지를 밟았다. 북중미의 복병 코스타리카는 ‘공은 둥글다’라는 말을 입증했다.
실력으로 꺾었다
코스타리카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D조 2차전에서 브라이언 루이스(에인트호벤)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1-0으로 따돌렸다. 우루과이와의 1차전 3-1 완승에 이어 2연승을 달린 코스타리카는 승점 6을 확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 자리를 확보했다.
코스타리카는 강호들을 맞아 수비 위주의 지루한 경기를 펼치지도, 무승부를 노리는 소극적인 전술을 구사하지도 않았다. 수비와 공격에 따라 측면 수비수의 위치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우루과이와 이탈리아의 공격을 막아냈다.
코스타리카는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가 거의 없다. 대부분 북유럽 리그나 국내 리그 출신 선수들이다. 호세 루이스 핀투 감독은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수비수가 5명인 ‘5백’(back)을 활용, 수비할 때는 미드필드진과 상대팀을 앞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한편, 공격으로 전환할 때는 좌우 윙백이 빠르게 공격에 가담하도록 했다. 끈끈한 수비와 위력적인 반격 앞에 우루과이와 이탈리아는 힘을 쓰지 못했다.
체사레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코스타리카는 예외적일 정도로 잘 조직된 팀이었고 체력적으로도 강했다. 열린 공간을 어떻게 창출해내는지를 선수들이 잘 알고 있었다”고 칭찬했다.
코스타리카가 25일 16강 진출이 좌절된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벌인다. 최소한 비기면 조 1위로 16강에 오른다. 월드컵 본선에 4차례 오른 코스타리카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한 게 최고 성적이다.
FIFA의 견제인가
최대 이변을 연출한 코스타리카에게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례적으로 무더기 도핑 테스트를 받도록 했다. AFP 통신은 22일 “FIFA가 코스타리카와 이탈리아의 조별리그 D조 2차전이 끝난 뒤 코스타리카 선수 7명을 대상으로 약물 검사를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보통 FIFA는 규정에 따라 경기를 마친 뒤 양 팀에서 2명씩 골라내 도핑 검사를 한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코스타리카에서 5명이 추가로 샘플 제출을 요구 받았다.
FIFA는 코스타리카 선수들의 금지약물 복용을 의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본선이 시작하기 전에 치른 검사에 참여하지 않은 선수들이 있어 이를 보충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 동안 FIFA와 대립각을 세워 온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54)는 FIFA의 행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마라도나는 “한 팀에서만 7명이나 도핑 테스트를 받는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FIFA가 이름값 높은 팀들이 탈락하면 스폰서들의 후원이 줄어들 것을 두려워해 이런 일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D조에서는 이탈리아와 우루과이가 남은 1장의 16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두 팀은 나란히 1승1패, 승점 4를 기록 중이다. 골 득실에서 한 골 앞서 있는 이탈리아가 2위, 우루과이는 3위다. 이탈리아와 우루과이는 25일 맞대결을 펼친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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