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 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에 정부는 물론 여당까지 비상이 걸렸다. 박근혜정부 들어 발생한 첫 안보관련 참사인데다, 잇단 북한 무인기 침투로 대공 방어망에 허점이 노출된 상황에서 군 기강 사고로 인명 피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가뜩이나 국민 안전과 국가 안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진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안보 대통령’을 자임해 온 박근혜 대통령도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22일 여야 정치권은 총기 참사 발생에 유감을 표하며, 시민안전 확보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하지만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에 대해서는 분명한 시각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군 당국의 기강 해이를 강도 높게 질책했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사고가 발생한 22사단은 과거에도 총기사고나 무장탈영 사고가 있었던 부대”라며 “군 기강 해이를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함 대변인은 이어 “국방부가 2005년 경기 연천 총기 난사 사고 이후 병영 내 악습과 구태를 일소하기 위해 병영문화개선 대책을 시행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발생한 것은 군의 병영문화개선 대책이 부실하다는 증거”라고 군 당국을 질타했다.
새누리 당의 이 같은 반응은 총기 참사에 따른 비판 여론이 정부 여당으로 향하는 걸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현숙 원내대변인도 “연천 사고 이래 벌써 세 번째 총기 사고”라며 “관계 당국은 총기 관리가 허술하지는 않았는지, 근무 시 구타 등 악습이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철저하게 밝히고 병영문화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군 당국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의 인사 난맥에서 비롯된 국정 공백 장기화를 문제를 언급하며 이번 참사의 책임이 대통령과 청와대에 있음을 에둘러 강조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장기간의 국정공백 사태가 마침내 전방에서의 기강해이까지 불러오는 것이 아닌지 진심으로 걱정이 된다”며 “정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안보태세에 이상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군ㆍ경 공조 하에 무장탈영병을 신속히 검거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국방장관과 경찰청장에게 지시했다. 정 총리는 또 “희생자 및 부상자 가족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필요한 조치를 적극 지원하도록 하고, 부상자에 대해 최대한의 치료 제공 등 필요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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