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18m짜리 결정적 왼발 한방
2경기 연속 결승골로 16강行 이란 감독도 "메시는 위대했다"
‘원샷 원킬(One Shot One Kill).’ 한 방이면 충분했다. 아르헨티나 간판 리오넬 메시(27ㆍ바르셀로나)가 이란의 ‘질식 수비’ 늪에 빠진 팀을 왼발 슈팅으로 건져냈다. 2경기 연속 골을 작렬한 그를 향해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물론 적장(敵將)까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메시는 22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18m짜리 결승골을 꽂아 넣어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메시의 왼발로 승점 6을 쌓은 아르헨티나는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메시의 중거리 슈팅이 없었더라면 또 한번의 이변이 일어날 뻔했다. 아르헨티나는 극단적인 이란의 수비 축구에 맥을 추지 못하고 끌려 다녔다. 오히려 역습을 허용해 수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이란의 ‘뜻대로’ 90분 동안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에 돌입하자 결국 메시가 해결사로 나섰다. 메시는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슈팅 위치를 조율하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왼발 슈팅을 날렸다. 메시가 감아 찬 공은 골대 왼쪽에 정확히 꽂혔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일제히 환호했고, 이란 선수들은 그대로 주저 앉았다. 승점 1을 눈앞에서 놓치자 이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물병을 그대로 바닥에 내던지기도 했다.
FIFA는 “메시가 마지막에 천재성을 과시했다”며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곳에서 공을 잡은 메시는 골대 왼쪽 가장 깊숙한 곳으로 휘어들어가는 슛을 쐈다”고 전했다. 또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아르헨티나는 ‘행운의 부적’ 메시의 영웅 같은 활약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고 보도했고 영국 BBC는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메시의 골로 아르헨티나는 고집스러운 이란을 극복하고 16강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외신 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입이 마르도록 메시를 칭찬했다.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는 “메시가 마술 램프를 문질러 우리가 이겼다”고 표현했다. 알레한드로 사베야 아르헨티나 감독은 “골키퍼가 2명이라도 막지 못했을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메시라 불리는 천재가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아르헨티나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적장 케이로스 감독 역시 “메시는 위대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일제히 자신을 찬양하는 분위기 속에 메시는 “솔직히 어려운 경기였다”면서 “이란 선수들이 밀집 수비에 나서 허물기 어려웠다. 그러나 16강으로 진출하고 싶었기 때문에 골이 들어간 것을 알았을 때 매우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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