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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심판에 졌네

입력
2014.06.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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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이 또 다시 오심 논란으로 얼룩졌다. 하지만 오심 논란이 아니라, 명백한 오심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피해자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다. 보스니아는 22일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오심은 전반 21분에 나왔다. 원톱 공격수 에딘 제코(맨체스터 시티)가 단독 기회를 맞아 나이지리아 골문을 열었다. 보스니아 팬들은 역사적인 월드컵 첫 승리에 다가서는 순간을 맞으며 열광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골로 인정받지 못한 것. 느린 화면으로 보면 제코는 즈베즈단 미시모비치(구이저우 런허)의 패스를 받으러 나갈 때 나이지리아의 최후방 수비수 뒤에 위치,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보스니아는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에 진이 빠졌고, 나이지리아는 7분 뒤 피터 오뎀윙기에(스토크시티)가 이매뉴얼 에메니케(페네르바체)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이 골 역시 보스니아에 불리하게 작용한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에메니케가 공을 몰고 가는 과정에서 보스니아의 수비수 에미르 스파히치(레버쿠젠)를 양손으로 잡아 넘어뜨린 것이다. 보스니아 선수들과 코치진은 반칙이라고 심판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92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이후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한 보스니아는 결정적인 두 차례 순간 믿기 힘든 판정을 받고 첫 승과 16강 진출의 꿈을 날렸다. 보스니아는 지난 16일 아르헨티나에 1-2 패한 데 이어 2패로 조별리그 F조 최하위에 처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브라질 월드컵은 골라인 판독기의 도입으로 ‘첨단 월드컵’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벌써 수 차례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3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개막전에서 브라질에 페널티킥을 준 판정을 시작으로 14일에는 석연치 않은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멕시코에 두 번이나 무효 골을 선언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페트 수시치 보스니아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침울해하고, 실망하고 있으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제코의 골이 인정됐더라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오심에 억울해하면서도 “심판이 월드컵에서 실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도, 마지막도 아니다. 스파히치도 반칙을 당했지만, 심판이 호루라기를 불지 않으면 반칙이 아닌 것”이라고 말하며 의연한 태도도 보였다. 그는 “패배의 궁극적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는 수 차례의 공격 기회를 허비했다. 지금은 오심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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