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 땐 월요 경기로 체력도 부담
두산-KIA전이 열린 21일 잠실구장. 2-4로 뒤진 5회말 두산의 공격이 끝나고 그라운드를 재정비하는 ‘클리닝타임’이 시작되자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순식간에 집중 호우가 쏟아진 운동장은 엉망진창이 됐고, 경기 감독관은 30분을 기다리다가 결국 강우콜드게임을 선언했다.
KIA에겐 행운의 승리였지만 두산 입장에선 아쉬운 경기였다. 경기를 절반밖에 진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코어는 2점 차. 여기에다 다음 주 휴식일을 앞두고 있는 송일수 두산 감독은 4회부터 에이스 니퍼트를 불펜으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던지는 등 승리에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KIA의 불펜이 약한 점까지 감안하면 두산은 하늘이 원망스러웠을 것이다.
같은 날 목동에서 열린 넥센-SK전도 비 때문에 1시간46분을 허비했다. 경기 전 갑자기 내린 비로 오후 5시 개시 경기가 6시1분에서야 시작됐고, 6회초에 다시 거세진 빗줄기로 45분을 더 기다렸다. 통상 30분을 기다린 뒤 경기 속개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4-5로 단 1점 뒤진 SK의 공격 도중이었기 때문에 감독관은 쉽사리 콜드게임을 선언하지 못했다. SK는 5연패 중이었다. 결국 클리닝타임 포함, 45분을 더 보낸 뒤에야 경기는 재개됐다.
올해 장마는 게릴라성 집중 호우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이날 같은 강우콜드 경기가 앞으로 또 나올 수 있다.
21일 두산처럼 박빙의 승부에서 콜드게임 패를 당한 팀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때문에 각 구단 사령탑들은 장마철 동안 경기 초반부터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경기 시작 전 취소되면 모르지만 경기 시작 후 비가 내린다면 늘 콜드게임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한편 주말 경기가 우천 취소되더라도 마운드 운용에 고심해야 한다. 당장 지난 20일 대전 경기가 취소된 한화와 LG는 월요일인 23일 경기를 치러야 해 나란히 9연전 일정을 소화하게 됐다. 선발 마운드가 약한 팀은 로테이션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불펜이 약한 팀 역시 과부하가 걸리긴 마찬가지다. 9개 구단 모두 ‘장마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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