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이념 개입 경계, 학생 주도 학습에 주력
창의성 배양 프로그램 실천, 자율학기제 운영 효율화
자사고 신규 설립 제한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당선자가 20일부터 교육청 각 실과의 업무보고를 청취하며 본격적인 대전교육 미래비전 설계에 나섰다. 6ㆍ4선거에서 진보교육감 돌풍을 뚫고 당선된 설 당선자의 이념은 중도보수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그는“교육에서 진보와 보수의 편가르기가 사라져야 한다”며 교육에 이념이 개입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교육정책은 이념적인 부분보다는 실질적인 측면이 많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ㆍ고등학교 교사, 대학교수, 대학총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연계교육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전교조와의 관계도 동반자로서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육감으로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해 나갈 것이다. 글로벌시대에 적응하며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저마다 지닌 재능을 최대한 개발토록 해야 한다. 진로지도에도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학생들이 미래에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지고 성공해야 국가도 발전할 것이다. 자율학기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학생들이 진로인식과 진로탐색, 진로설계 등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대전은 동서간 교육격차가 심한데 이를 해소할 방안은 있나.
“교육기회균등 차원에서 교육격차는 시급해 해결해야 한다. 교육격차 해소와 우수 인재양성을 위한 조례를 검토하여 실효성 있게 수정, 보완하고 교육시설과 교육의 질을 분석하여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 학교, 기업, 연구소, 각기관과 단체, 지자체가 연합한‘좋은인재기르기 협력단’을 만들어 교육격차 해소방안 마련과 장학금과 시설구축 기금마련 방안 등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진보교육감들이 자율형 사립고에 부정적인데 당선자의 입장은.
“자율형 사립고의 신규 설립은 제한할 것이다. 그렇다고 현재 지정된 자사고를 폐지하자는 것은 아니다. 본래 지정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반면 일반고 정상화를 위해 행ㆍ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교육과정 편성, 운영에 자율성을 확대할 것이다. 특수목적고의 운영관리에 대한 지도ㆍ감독도 강화할 것이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비판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학업성취도 평가는 단순한 평가가 아니다. 학생들의 학업능력 수준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보고, 그 수준에 맞게 보다 적극적인 교육방법을 찾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점수를 산정하는 평가로만 봐서는 안되는 이유다. 일부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주입식교육에 길들여진 사람의 눈에는 파행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학생들이 서로 토론을 하며 문제의 본질을 찾아내는 토론식 교육, 피드백을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는 학생 주도적 학습을 해야 한다.”
-선거 후 교육감들의 이념 성향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본인의 이념성향은 어떻다고 보나.
“진보다 보수다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교육적 사유의 방법이 아니다. 교육에 진보가 어디 있고 보수가 어디 있나. 교육은 합의된 가치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아이들이 미래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정책을 세우고 좋은 교육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교육현안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옳지 않다. 굳이 성향을 말하라면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개혁적 보수라고 말하고 싶다.”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전교조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 나갈 것인가.
“전교조가 지향하는 교육방향이 모두 잘됐다 잘못됐다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교육주체인 학생들에 초점을 맞춘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필요한 부분은 수용하고 의견이 맞지 않는 부분은 조율을 해 나갈 것이다. 교원으로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에 대해 귀 기울이며 동반자로 함께 할 방침이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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