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1, 2잔 정도는 갈증 해소에 도움
닭고기, 쇠고기가 안주로 잘 어울려
여름철 시원한 맥주 한잔은 무더위를 단번에 날려주는데, 늦은 밤 월드컵 응원에도 치킨과 함께 맥주가 빠질 수 없다. 맥주의 성분은 보리와 홉을 주원료로 해서 전분, 옥수수를 사용하며 산화방지용 항산화제와 효모활성제 등이 첨가된다. 맥주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계절별로 온도를 달리해 주는 것이 좋다는데, 더운 여름철에는 4~8℃, 봄과 가을에는 6~8℃, 추운 겨울철에는 8~10℃도가 좋다. 생맥주는 가열과 살균과정을 거치지 않고 맥아즙을 발효 숙성시켜 여과만 한 것이기 때문에, 효모가 살아있어 보관할 때 항상 2~3℃를 유지해야 한다.
맥주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거품인데, 적당한 거품이 있어야 신선한 맛을 유지한다. 맥주의 거품은 단순히 외형적인 모양만이 아니라 맥주 내에 녹아있는 탄산가스가 새어 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외부 공기를 차단하여 산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좋은 원료를 사용하여 충분히 숙성시킨 프리미엄 맥주일수록 거품의 입자가 작아 부드럽고 빨리 꺼지지 않는다. 맥주의 맛과 시원함을 충분히 즐기기 위해서는 거품이 잘 생기게 따라야 하는데, 차갑게 준비된 컵의 5cm 위에서 컵의 80% 정도까지만 따르고 윗부분에 거품이 3cm 정도 볼록하게 생기면 가장 좋다. 이때 컵에 기름기나 이물질이 묻어있으면 거품이 금방 꺼진다.
운동을 하고 난 후나 더울 때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갈증을 해소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맥주의 이뇨작용으로 인하여 오히려 몸 속의 수분이 빠져나가 갈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맥주는 가볍게 1-2잔 정도를 마셔서 상쾌한 기분으로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을 가지는 것이 좋다.
맥주는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며 적당량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 영양가가 높은 식품이다. 열량은 100ml당 40kcal 정도로 일반 탄수화물과는 달리 칼로리가 체내에 축적되지 않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고 체온을 상승시키는 데에 사용된다. 1-2병 정도의 맥주는 이뇨작용을 적당히 촉진시켜 여름철 질환인 요로결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맥주 성분 중 홉의 쓴맛은 식욕을 증진시키고 소화를 도우며, 진정작용으로 숙면에 도움을 준다. 하루 1-2잔의 맥주를 마시면 심장병 위험이 50%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와인과 마찬가지로 적절히 마실 경우 인체에서 염증반응을 줄여서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적당량 이상을 마실 경우, 이러한 이점들은 전혀 없고 과도한 알코올로 인해 부작용만 발생하므로 과음은 삼가야 한다.
맥주를 따르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거품을 해로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걷어내고 마시기도 하는데, 사실 맥주 거품의 기체가 장을 자극하여 복부 팽만감을 일으킬 수도 있긴 하지만 건강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거품이 생기는 이유는 맥주 속에 녹아있던 탄산가스가 기체로 변하면서 표면으로 올라와 거품이 된다. 탄산가스로 이루어진 하얀 거품은 작고 균일해야 좋은데, 거품의 상태가 잘 유지되어야 맥주의 향과 맛을 유지할 수 있다.
시원한 맥주를 즐기려면 탄산가스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여 거품이 잘 생기고 상쾌한 청량감을 주게 되는 적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시원하다고 해서 맥주를 얼리게 되면 맥주 성분 중의 단백질이 응고되어 덩어리가 생겨 뿌옇게 된다, 정상온도가 되면 응고된 덩어리는 녹아버리지만 맥주의 맛을 잃어버린다. 최근에는 ‘프로즌 비어’라고 차가운 아이스크림 모양의 거품을 컵 위에 얹은 맥주가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 영하 3도에서 영하 5도의 거품이 20분 넘게 맥주의 시원함을 지속시켜준다고 한다.
맥주를 마실 때 가장 많이 찾는 안주가 땅콩이다. 그런데 맥주에는 지방성분이 많은 땅콩보다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따뜻한 음식이 좋은데, 닭고기, 쇠고기 등이 잘 어울린다. 육포나 생선포,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맥주의 안주로 좋다. 육포는 고단백이라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며, 칼로리 역시 그리 높지 않다. 오징어 역시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과 간 해독 성분인 타우린이 많아 맥주 안주로 적당하다.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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