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에딘 제코(맨체스터 시티)의 발을 떠난 공이 나이지리아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제코는 의심의 여지 없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월드컵 본선 첫 출전에 첫 승리가 눈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돌아보니 부심의 기가 올라갔고, 주심은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렸다.
이후 나이지리아 오뎀윙기에 결승골을 내주면서 통한의 0-1 패배를 기록했다. 사상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16강 꿈이 오심 한 방에 산산조각 났다.
축구에서 논란을 가장 많이 부르는 판정이 바로 오프사이드다. 대부분 빠른 공격 상황에서 발생하는데다, 득점과 실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도 많다. 워낙 순간적으로 일어나고, 복합적인 규칙이 한번에 적용되어야 성립되는 판정이므로 해설자조차 종종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매한 판정’은 없다. 옳은 판정과 틀린 판정만 있을 뿐이다. 오프사이드 반칙에 대한 기준은 세밀하면서도 명확하다.
◆위치+플레이 관여 여부가 성립 요건
오프사이드 반칙은 ‘오프사이드 위치’와 ‘활동적으로 플레이에 관여하는 사항’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해당돼야만 반칙으로 판정된다. 즉 선수가 최종 두 번째 상대 선수보다 상대 팀 골라인에 더 가까이 있을 때, 팀 동료에 의해 이어받은 볼을 터치하는 상황 속에서 이득을 얻는다면 오프사이드가 성립된다.
다만 골킥, 코너킥, 스로인 상황은 오프사이드 반칙에서 예외다. 예를 들어 이청용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손흥민을 향해 스로인을 하고, 이를 손흥민이 헤딩으로 넣는다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
이날 제코의 오프사이드 판정 상황에서 제코는 공을 이어받는 순간 최종에서 두 번째 수비수보다 골 라인에 가깝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명백한 오심이다. 물론 경기 후 오심으로 확인되더라도 되돌릴 방법은 없다.
◆16강, 심판 손에 달려있소이다?
조별리그 2라운드가 서서히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16강 진출팀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됐고, 한 경기를 남겨두고도 탈락이 확정된 팀들도 보인다. 자연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같이 오심 하나에 16강 진출 여부가 좌우되는 경우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홍명보 감독이 ‘쿨하게’ 넘어갔던 러시아전에서 케르자코프의 동점골도 16강 여부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게 될 2, 3차전에 발생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당시 에스첸코의 몸에 맞는 순간 오프사이드 파울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다. 다양한 카메라 각도로 살펴보면 이 순간 케르자코프의 상체가 우리나라의 최종 2번째 수비수인 이용보다 앞서 있다.
이번 대회는 개막전 일본인 니시무라 유이치 주심의 페널티 킥 오심 논란, 14일 브라질-멕시코 전 멕시코에게 주어진 두 차례의 오프사이드 오심 논란을 비롯해 크고 작은 오심 논란이 계속돼 ‘오심 월드컵’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조별리그 두 경기를 앞둔 한국으로서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김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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