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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람 잘 날 없는 22사단

입력
2014.06.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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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새벽 GOP 총기난사 사고로 다친 병사가 후송된 국군 강릉병원 정문 모습. 연합뉴스
22일 새벽 GOP 총기난사 사고로 다친 병사가 후송된 국군 강릉병원 정문 모습. 연합뉴스

북한군 노크 귀순·전역 병사가 월북하기도

21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동부전선 최전방 GOP를 관할하는 22사단에서는 30년 전에도 유사한 사고로 15명이 목숨을 잃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사단은 지난 2012년 북한군이 휴전선을 넘어와 노크로 귀순 의사를 밝힌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1988년 내부반 수류탄 투척 사건을 포함해 크고 작은 총기 사건도 끊이지 않아 군 기강 해이에 대한 지적도 이미 수 차례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22사단이 ‘사고 부대’로 오명을 얻은 것은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육군에 따르면 그 해 6월 동부전선 건봉산의 22사단 56연대 4대대 GP(전초)에서 조모 일병이 내무실에 수류탄을 투척하고 총기를 난사하는 사고로 병사 15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다쳤다. 88년 9월에는 이모 이병이 내무반에 수류탄 2개를 투척해 2명이 숨지고 나머지 병사들도 모두 수류탄 파편에 맞아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2사단은 특히 ‘노크 귀순’ 사건으로 알려진 부대다.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가 동부전선 철책을 넘어 GOP까지 내려와 소초 생활관(내무반) 문을 두드리고 귀순 의사를 표시할 때까지 경계를 맡은 우리 군은 철책이 절단된 사실조차 몰랐다. 2009년 10월에는 22사단에서 근무한 뒤 전역한 강모씨가 철책을 절단하고 월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전방 부대 가운데서도 유독 22사단에서 총기 난사를 비롯한 사고가 빈발하자 육군은 부대 창설33주년을 맞은 2003년 부대 명칭을 ‘뇌종부대’에서 ‘율곡부대’로 변경하는 조치를 취했다. 육군에서는 “강릉에서 태어난 율곡 이이 선생을 기념하기 위해 부대명칭을 바꿨다”고 설명했지만 부대 명칭 변경이 이례적인 일이라 연쇄 사고와의 연관성으로 해석돼 왔다.

하지만 부대 명칭 변경 이후에도 군기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2006년 8월에는 경계작전 중이던 김모 상병이 동료 병사의 오발로 복부 총상을 입었고, 2008년 10월에는 경계근무 중이던 원모 이병이 선임병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가지고 있던 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12년 3월에는 박모 일병이 해안초소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부대 측이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점이 밝혀져 해당 부대 대대장이 보직 해임되기도 했다.

자잘한 총기 및 실탄 관리 사고들도 이어졌다. 2004년 6월에는 대대본부에서 불침번 근무를 서던 송모 이병이 총기와 실탄 15발을 휴대한 채 근무지를 이탈했다가 8시간여 만에 인근에서 발견됐다. 2005년 12월에는 예비역 중사 정모씨 등 2명이 K-2 소총 2정과 수류탄 6발, 실탄 700정을 탈취해 가는 일도 발생했다. 부대 측은 당시 K-2 소총이 분실된 사실을 하루 뒤에야 알았고, 사건 발생 1개월을 넘겨 용의자들을 검거한 끝에 분실한 무기를 모두 회수할 수 있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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