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겪었던 대표팀 중 가장 강력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잉글랜드 골잡이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개인적으로 월드컵 첫 골을 노렸고, 대표팀은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으로 내다봤다. 루니는 “이번 월드컵이 상당히 기다려 진다. 팀 승리를 위해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대회 전 밝혔다.
그러나 루니의 바람은 모두 실현되지 않았다. 기다렸던 골맛은 봤지만 잉글랜드가 2패로 조별리그에서 일찌감치 탈락하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잉글랜드는 21일(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대회 D조 2차전 코스타리카-이탈리아전에서 코스타리카가 1-0으로 승리하면서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6강 탈락이 확정됐다. 지난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56년 만에 맛본 예선 탈락의 굴욕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 선수 전원은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숙소에서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실낱 같은 희망을 부여잡은 채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제압하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잉글랜드는 만약 이탈리아가 코스타리카를 꺾고, 자신들도 최종 3차전에서 코스타리카를 크게 물리치면 골득실을 따져 16강행 티켓을 노릴 수도 있다. 가능성은 크지 않았지만 브라질에 남기 위해선 일단 이탈리아의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강했다. 경기 내내 힘대힘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2경기 연속 이변을 연출했다. BBC는 “이탈리아가 승리하는 것이 잉글랜드의 희망이었지만 결국 56년 만의 탈락이 결정됐다”면서 허탈해 하는 선수들의 반응을 전했다. 또 다른 매체 스카이스포츠도 “코스타리카 브라이언 루이스의 헤딩골은 곧 잉글랜드의 탈락을 의미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루니는 전날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차전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후반 30분 글렌 존슨(리버풀)이 페널티 박스 내에서 넘어지면서 밀어준 볼을 왼발로 차 넣어 월드컵 본선 무득점 행진을 10경기 만에 깨뜨렸다. 출전 시간으로 따지면 759분 만이다. 하지만 루니는 팀 패배(1-2)는 막지 못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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