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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ㆍ사진ㆍ유물들, 온라인과 TV로 무대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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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ㆍ사진ㆍ유물들, 온라인과 TV로 무대 넓힌다

입력
2014.06.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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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가 온라인 전시를 위해 특수카메라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천흥사 종'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유물 표면의 질감을 살리고 온라인을 통해서 실제 눈앞에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살릴 수 있게 5가지 각도와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돌아가며 찍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관계자가 온라인 전시를 위해 특수카메라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의 '천흥사 종'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유물 표면의 질감을 살리고 온라인을 통해서 실제 눈앞에서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살릴 수 있게 5가지 각도와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돌아가며 찍었다. 네이버 제공

지난 1월 미술계에 사건이 벌어졌다. 좀처럼 외부에 빗장을 열지 않던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이 네이버를 통해 사상 처음 국보급 미술품, 문화재 등을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기로 한 것. 그 동안 1년에 2번 열리는 일반 전시회를 통해서만 작품을 공개했던 간송미술관이 외부에 작품 관련 정보를 직접 제공했다는 사실에 미술계 관계자들은 적잖이 놀랐다. 당시 간송미술관 측은 3월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간송문화전에 전시될 작품 중 30점을 미리 네이버를 통해 공개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간송미술관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간송문화전에서 ‘커브드 UHD TV 영상존’을 마련하고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 68호)’, ‘신윤복의 화첩혜원전신첩(국보 제135호)’ 등 3점을 UHD 콘텐츠로 만들어 이를 커브드 UHD TV에 담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과 박물관의 벽에 걸려있거나 바닥에 놓여있던 그림, 사진, 유물들이 온라인과 TV 속으로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좀처럼 빗장을 열지 않던 보수적인 박물관, 미술관들이 네이버, 구글 등 포털사이트와 손잡고 온라인 전시회를 여는가 하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UHD 등 디스플레이 기술을 등에 업고 치열한 화질 경쟁을 펼치는 TV 업체들에게도 작품을 제공하고 나선 것.

갤러리현대는 2월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가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했던 ‘빨래터’ 등 76점을 가지고 사상 처음 온라인 전시회를 열었다. 정중헌 전 서울예술대 부총장의 작가 일대기와 대표 작품에 대한 해설을 함께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네이버는 지난해 2월 김환기 작가 온라인 특별전, 11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 특별전 등을 비롯해 장욱진, 김수남, 백남준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온라인을 통해 처음 전시했다.

박물관, 미술관들이 이렇듯 온라인과 적극적으로 손 잡은 이유는 뭘까.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전시회를 앞두고 온라인에 먼저 공개된 작품과 설명을 접하고 현장에 찾아오는 관람객이 많다”며 “온라인에 작품을 공개하면 전시회를 찾는 이들이 줄지 않을까 하는 것은 기우”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시를 보지 못하더라도 온라인을 통해서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해 대중의 관심도를 높이고 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성민 네이버 미술서비스 부장은 “2,3년 전만 해도 미술관, 박물관들 대부분 온라인 공개를 꺼려하는 분위기”였다며 “좋은 콘텐츠가 경쟁력인 포털사이트 입장에서는 미술관, 박물관의 유물, 작품은 온라인 전시회뿐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구축, 교육용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2009년 국내에서 처음 인터넷을 통해 고화질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해외 및 국내 유명작품 15만여 점(이미지는 19만 여 점)들이 시대, 작가, 주요 미술관 별로 전시돼 있고, ‘지식 백과의 미술 서비스’나 ‘네이버 캐스트’를 통해 작품뿐만 아니라 국내외 미술 평론가, 전공 교수들의 작품 해설도 곁들이고 있다. 또 15곳의 박물관과 미술관 실내를 고화질 영상으로 촬영해 3차원으로 구현해 온라인을 통해 박물관, 미술관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네이버 뮤지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구글도 세계 문화 유산 온라인 전시사이트 ‘구글컬처럴인스티튜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뉴욕현대미술관 등 345개 파트너 기관의 미술품과 유물 6만3,000여 점을 가상 체험하거나 감상할 수 있는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해서 다음 세대를 교육하고 그들에게 문화적 영감을 주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TV 업체들도 화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더 또렷하고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얼굴 마담’으로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TV를 보지 않을 때 시커먼 화면 대신 명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출시했는데, 빈센트 반 고흐 ‘아를의 침실’, 구스타프 클림트 ‘꽃이 있는 농장정원’ 등 10점을 TV안에 집어 넣었다. LG전자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달할수록 TV의 마케팅 포인트는 화질이기 때문에 디테일을 잘 살릴 수 있는 미술품, 문화재의 활용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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