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연일 친일사관 논란 등을 불식시키기 위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동시에 총리 지명철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청와대도 압박하는 모양새다.
문 후보자는 20일 오전 출근길에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1층 로비에서 “고노담화에 대해 일본이 무슨 재평가를 한다는 건 너무너무 답답한 일이다”며 “위안부 문제가 뭔가. 일본이 온 세계가 다 분노하는 반인륜적 범죄행위조차 사과하려 하지 않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정부가 이날 위안부 문제를 사과한 고노담화를 검증한 결과를 발표하기에 앞서 공세적으로 일본 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자신의 칼럼이나 강연이 친일 사관에 기반한 것이란 비판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선명성 행보’인 셈이다. 그러면서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에 서운하다”며 ‘친일사관’ 논란을 제기한 언론에 대한 불만도 표출했다. 문 후보자는 전날 퇴근길에도 청사 별관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안중근 의사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께 정부청사 어린이집에서 실시된 민방위 화재대피훈련에 참여한 자리에서는 “제가 해군 장교 출신으로 퇴함 훈련을 받았다”면서 “제가 (세월호 참사 당시) 그 배에 탔었으면 애들을 좀 구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방위 훈련 동참은 ‘예비 총리 수업’을 쌓고 있다는 점을 부각해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오전 9시 출근길과 오후 6시 퇴근길에 쏟아지는 문 후보자의 잇단 발언들이 자신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보류하고 있는 청와대를 향해 총리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시위성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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