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남부 지역은 쌀쌀 최저 기온 13도로 내려가
열탕서 냉탕으로… 적응 관건
"최대한 점수차 벌이겠다" 제2의 조커 김신욱 카드 준비
한계선을 넘어 안전권으로 들어가야 한다.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와 알제리의 H조 2차전은 벼랑 끝 승부다. 한국은 이날 패하면 16강 진출이 불투명해진다.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4개 국가가 3차전을 치르는 지금의 조별리그 시스템에선 승점 4점(1승1무1패)이 16강 진출의 ‘한계선’이다. 5점은 안전권이다. 1승2무, 나아가 2승1패(승점 6점)를 한다면 16강행은 확정적이다.
한국이 반드시 알제리를 꺾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알제리전 승리로 승점 3점을 보탠다면 1승1무로 4점을 확보, 벨기에전 운용이 수월해 진다. 하지만 비기거나 패할 경우 셈법이 복잡해 진다. 러시아전에서 경고를 받은 기성용(25ㆍ선덜랜드)도 “경고를 의식하면 어설픈 장면들이 나올 수 있다. 어차피 알제리전에서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이기더라도 최대한 많은 점수를 뽑는 편이 이롭다. 홍명보호는 알제리를 잡으면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지만 최종 3차전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같은 날 오전 1시 열리는 벨기에-러시아전에서 벨기에가 승리하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알제리는 탈락이 확정된다. 벨기에가 선두(승점 6점)를 유지하고 한국이 2위(승점 4점)가 된다. 그런데 러시아(승점 1점)가 최종전에서 동기부여가 결여된 알제리와 맞붙게 돼, 한국이 벨기에에 패하고 러시아가 큰 점수차로 알제리를 꺾는다면 골득실에 따라 16강 진출 팀을 가리게 된다. 한국은 2006 독일 월드컵 때도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이날 김신욱(26ㆍ울산)을 후반에 투입해 제공권을 장악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1차전에서 이근호(29ㆍ상주)를 투입해 재미를 본 홍 감독의 2차전 ‘조커’는 196㎝의 장신 공격수다. 손흥민(22ㆍ레버쿠젠), 이청용(26ㆍ볼턴) 등이 측면을 돌파해 올린 크로스를 김신욱이 헤딩으로 연결시키는 건 한국의 유력한 득점 루트다. 알제리는 벨기에전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된 194㎝의 마루안 펠라이니(27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동점골을 내 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변수는 날씨다. 무더위 속에서 1차전을 치른 태극전사들이 이번에는 썰렁한 공기를 마시며 알제리와 맞설 전망이다. 러시아전이 열린 지난 18일 대표팀은 26도에 습도 70%를 넘나드는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 경기를 했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구자철(마인츠), 한국영(가시와 레이설) 등은 이 때문에 잇따라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그러나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포르투알레그리의 날씨는 정 반대다. 브라질에서 4계절이 명확히 구분되는 지역으로, 여름에는 평균 기온이 30도를 넘나들지만 겨울인 6∼7월에는 온도가 10도 후반으로 곤두박질 친다. 대표팀 관계자는 “낮에도 한국의 늦가을 정도의 썰렁한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국-알제리 경기가 열리는 시각에는 20도로 예보됐지만 최저 기온은 13도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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