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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대부분 후세인의 정예군 출신... 축적 자산 5억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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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대부분 후세인의 정예군 출신... 축적 자산 5억弗

입력
2014.06.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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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활용하고 조직관리 세련

열흘 만에 국토 3분의 1 차지

이라크 사태 초기,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라는 무장단체는 불가사의한 존재였다. 기강이 제 아무리 무너졌다고 해도 22만명 정규군을 보유한 이라크 정부를 수 천명 반군이 몰아 붙여 열흘 만에 국토의 3분의1을 빼앗은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ISIS 실체와 후원 세력이 밝혀지면서, 최근 사태는 기적이 아니라 필연에 가까웠음이 드러나고 있다.

ISIS를 지원한 후세인 추종세력

20일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ISIS가 이라크 북부를 열흘 남짓 만에 석권한 건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추종세력이 강력 지원했기 때문이다. NYT는 이라크 제2 도시 모술과 키르쿠크 등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ISIS가 후세인 정권의 추종세력으로 구성된 ‘나크쉬반디아’라는 군사조직과 합동 작전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나크쉬반디아는 후세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로 미군에 사로 잡혀 처형된 아이잣 이브라힘 알 두리 장군을 추종하는 조직인데, 수 천명 조직원 대부분이 공화국수비대 출신이다. 공화국수비대는 후세인 전 대통령이 양성한 집단으로, 이라크 전쟁 후 미군에 의해 재건된 현 이라크 정규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응집력과 전투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나크쉬반디아에 대해 정통한 마이클 나이츠 중동문제 전문가는 “이들 도움이 없었다면 ISIS는 이라크 북부지역을 단 한 조각도 차지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ISIS가 후세인 추종세력 도움을 받게 된 건 두 세력 모두 시아파 출신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 축출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세인 정권에서 핵심 계층이던 북부 수니파 출신 엘리트들은 말리키 총리의 친 시아파 정책에 큰 불만을 품어왔는데, ISIS의 등장을 계기로 정권 타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수니파 출신 엘리트인 아부 아비드 알 라만은 “우리의 목표는 말리키다.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그 측근에 대해서도 응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무장조직

토착 군사조직의 도움과 함께 탄탄한 경제력과 세련된 조직관리도 ISIS의 강점으로 지목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쿠웨이트 카타르 등 수니파 지역 거부들의 기부금 ▦점령지역에서의 조세 징수 ▦무기밀매 ▦은행털이ㆍ강도ㆍ밀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ISIS가 축적한 자산규모는 최소 1억~2억달러에서 최대 5억달러(5,020억원)로 추정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이라크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 이라크 ‘제2 도시’인 모술을 장악한 후 획득한 현금과 무기를 합칠 경우 ISIS 자금 규모는 15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ISIS는 다국적기업 못지 않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 전세계에 걸쳐 극단적 이념에 동조하는 세력을 확보하고 있다. ISIS 조직원 가운데 일부가 호주, 스페인 등 서방국가 출신인 것도 이 때문이다.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150명이 넘는 호주인들이 극단주의적 대의명분에 가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ISIS는 수니파 지역 거부로부터의 기부 유치를 위해 무장 활동에 대한 연례적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데, 지난 3월 발간된 2013년 활동보고서에서는 이라크에서 1,000건의 암살, 4,000건의 폭발물 설치 등 총 1만 건의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미국 전쟁연구소의 제시카 루이스 연구소장은 “ISIS는 자신들이 군대처럼 작전을 수행하며 국가 건설이라는 포부를 갖고 있다는 점을 단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ISIS 초기 성공의 바탕이 된 후세인 충성파의 지원이 계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후세인 추종세력은 수니파이기는 하지만 ISIS가 추구하는 엄격한 원리주의는 배격하기 때문이다. 또 종교보다는 이라크라는 국가에 충성하려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나크쉬반디아 전사인 아부 툴라야 알 오바이디는 “우리는 무고한 사람과 전쟁 포로를 죽이지 않는다”며 ISIS와 노선이 다름을 분명히 했다. 나이츠 전문가도 “ISIS와 나크쉬반디아는 당분간 손을 잡겠으나, 그 이후로는 영원히 싸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계속되는 명칭 혼란

한편 아랍어로는 ‘알-다울라 알-이슬라미야 필-이라크 와 알-샴ㆍ?????? ????????? ?? ?????? ??????’으로 발음되는 이 단체의 정확한 영문 표기를 둘러싼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NYT와 워싱턴포스트 등 대부분 서구언론은 ISIS로 표기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와 몇몇 국제 통신사는 ISIL로 표기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ㆍ샴 지역의 이슬람국가’라는 이름 중 샴(Sham) 지역을 ‘시리아’로 부를 것(ISIS)인지, 프랑스가 식민통치 시절 붙인 ‘레반트’(Levant)로 할 것(ISIL)인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대 아랍의 샴 지역은 현재 시리아를 포함하기는 하지만 그보다 훨씬 넓은 지역이므로 ISIS로 불러서는 안된다는 의견과, 아랍인들이 인정하지 않는 프랑스 제국주의 지명(레반트)은 불가하다는 주장이 맞서는 것이다. 뉴욕대 아랍어과 알리 아딥 교수는 “엄밀히 말하면 ISIS와 ISIL 모두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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