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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 부임한 여경, 가정학대 소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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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에 부임한 여경, 가정학대 소녀를…

입력
2014.06.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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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희야'

경찰 간부 영남(배두나)은 전남 한 어촌의 파출소장으로 전임한다. 서울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도망치듯 떠나온 그는 마을 일에 얽히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폐쇄적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눈감고 지나칠 수 없다. 양아버지 용하(송새벽)와 할머니의 학대를 받는 여중생 도희(김새론)부터 영남의 마음을 괴롭힌다. 마을의 물질적 안녕을 위해 이주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용하의 노동착취와 폭력도 거슬린다. 영남은 용하의 폭력에 휘둘려 사는 도희를 자신의 집에서 보살피는데 영남의 과거 일이 끼어들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도희야’는 상처 받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덜 상처 받고 더 힘이 있는 주인공이 약한 피해자를 구원한다는 진부한 이야기 전개를 거부한다.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도 정신적 치유를 도우며 용기를 북돋아줄 수 있음을 차분하고 꼼꼼한 화법으로 전한다. 원숙한 배두나 연기, 선배 배우들에 밀리지 않는 김새론의 역할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은 주로 실험성이 강하거나 젊은 감독이 연출한 영화들을 초대한다. ‘도희야’는 정주리 감독의 데뷔작이다. 극장 흥행에선 별 재미를 못 봤다. 10만6,320명(영화진흥위원회 집계)이 관람했다. 19세 이상 시청가.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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