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1패로 리그 통과 희박
콜롬비아 24년 만에 16강
잉글랜드, 자력 진출 불가능
일본이 ‘1승 제물’로 삼았던 그리스를 잡지 못했다. 상대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지만 헛심 공방을 벌인 끝에 승점 1을 쌓는데 그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16강을 넘어, 브라질 월드컵에서 원정 대회 최고 성적을 노렸던 일본은 이로써 되레 짐을 쌀 처지로 내몰렸다.
일본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 두나스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차전에서 코트디부아르에 1-2로 분패한 일본은 이날 반드시 승점 3을 확보해야 16강 진출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통한의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1무1패(승점 1)로 C조 3위에 자리한 일본은 25일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조 1위 콜롬비아(승점 6)와 최종 3차전에서 극적인 반전을 노린다. 그러나 조 2위 코트디부아르(승점 3)가 최하위 그리스(승점 1)를 상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일본은 전반 38분 코스타스 카추라니스(PAOK)의 경고 누적에 따른 퇴장으로 10명이 뛰는 그리스를 상대했으나 공격의 활로를 쉽게 찾지 못했다. 전형적인 패싱 플레이로 볼을 소유하는 시간은 길었지만 공간을 활용하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부족했고,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는 상대 장신 수비수들에게 번번이 걸렸다. 자기진영에서 잔뜩 웅크린 채 역습 위주로 나선 그리스도 세기가 약하기는 마찬가지.
일본은 후반에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와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잇달아 교체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상대 골문을 노리던 일본은 후반 23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가가와가 수비수 키를 넘겨 우치다 아쓰토(샬케)에게 정확하게 연결했고, 우치다는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오쿠보 요시토(가와사키 프론탈레)에게 원터치 패스를 보냈다. 발만 갖다 대면 골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오쿠보의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났다. 후반 44분에는 엔도의 예리한 프리킥이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면서 땅을 쳤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감독은 경기 후 “승리에 많이 접근했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득점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오쿠보는 “내가 골만 넣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라며 “정말 아쉽고 분하다”고 비통해했다.
앞서 열린 C조 경기에서는 콜롬비아가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와 후안 페르난도 킨테로(포르투)의 연속 골을 앞세워 코트디부아르를 2-1로 꺾었다. 월드컵 본선 사상 처음으로 연승을 거둔 콜롬비아는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4년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죽음의 조’ D조에서는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부상을 털고 복귀한 우루과이가 잉글랜드를 2-1로 따돌리고 기사회생했다. 1승1패를 기록한 우루과이는 25일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6강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종가’ 잉글랜드는 1차전에서 이탈리아에 1-2로 진 데 이어 2경기 연속 패해 자력으로는 16강 합류가 불가능해졌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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