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 땅을 밟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월드컵은 여전히 꿈의 무대다.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벤치를 지킨 태극전사들이 23일 알제리와 2차전에선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을까.
러시아전에 나선 선수는 교체 3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이었다. 23명 가운데 당시 벤치를 지킨 선수는 김승규(울산), 이범영(부산ㆍ이상 골키퍼), 곽태휘(알 힐랄),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박주호, 박종우(광저우 부리), 하대성(베이징 궈안ㆍ이상 미드필더), 지동원(도르트문트), 김신욱(울산ㆍ이상 공격수) 등 9명이다. 이근호(상주), 김보경(카디프시티),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는 교체 투입돼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이 중 이근호는 후반 23분 통렬한 중거리 슛으로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나머지 9명의 선수들은 부러운 시선으로 동료들을 응원해야 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3경기와 16강전 1경기까지 모두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벤치를 지킨 선수는 이운재, 김영광(경남), 강민수(울산), 김형일, 김보경, 안정환 등 6명이었다. 당시 정해성 코치는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뒤 “누구는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았겠나. 하지만 그 선수들이 정말 힘이 돼 줬기 때문에 출전한 선수들도 잘할 수 있었다”며 벤치 멤버들의 몫을 높이 샀다.
베스트 11이 거의 정해진 축구에서 후보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을 기회는 극히 드물다. 게다가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라면 더욱 그렇다. 주전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이나 부상, 경고 누적일 때 만이 가능하다. 특히 알제리와의 조별리그 2차전은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라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깜짝 카드를 꺼내 들기가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과 주전 경쟁을 펼치는 박주호(마인츠)는 “월드컵에 출전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만 나도 선수이기 때문에 1분이라도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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