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한국시간) 열린 월드컵 D조 예선 우루과이-잉글랜드전. 우루과이가 1-0으로 앞서던 후반 16분, 페레이라는 자신을 제치고 골문 쪽으로 돌진하려는 잉글랜드 스털링 앞을 막아섰다. 막고 뚫으려는 찰나의 순간. 페레이라의 머리를 스털링의 무릎이 강타했다. 페레이라는 그 자리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벨라스코 카르발료 주심은 급히 의무진을 그라운드로 불러들였다. ▶영상 바로가기
다행히도 페레이라는 신속한 응급처치 덕에 의식을 되찾아 일어섰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무진의 신호에도 '더 뛰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하면서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우루과이의 2-0 승리 순간을 함께 만끽했다.
경기 후 페레이라의 '혼절 투혼'은 큰 화제였다. 의식 회복 후 보인 단호한 출전 의지에 전세계 축구팬들은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는 빠르게 의식이 돌아왔고, 탈 없이 남은 시간을 뛰어 승리의 결과를 가져왔기에 받을 수 있는 박수였다. 의식 회복이 늦어졌거나 뛰던 도중 다시 이상이 생겼다면 페레이라의 출전 강행은 많은 논란을 낳았을 수 있다.
페레이라의 빠른 의식 회복에는 의무진 투입에 앞서 주심의 빠른 판단이 큰 역할을 했다.
부상 선수의 응급처치에도 원칙이 있다. 경기 규정상 부상 선수에 대한 처치는 주심의 견해가 가장 중요하다. 주심이 부상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되면 아웃 오브 플레이가 될 때까지 플레이를 계속 진행하도록 하지만, 만일 심각한 부상이라고 판단될 경우 곧바로 플레이를 중단 한 후 치료하도록 한다.
원칙적으로 이 모든 치료는 경기장 밖에서 이뤄져야 한다. 경기장 내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들것을 통해, 혹은 걸어서 경기장 밖으로 나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 상황이다. 뇌진탕, 다리골절, 혹은 기도가 막혀 혀가 말리는 상황처럼 심각한 부상이 발생했을 때다.
페레이라는 이 예외 조항에 따라 그라운드 내에서 응급초치를 받아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는 '혼절 투혼'으로 우루과이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우루과이로서는 모든 게 아름다운 결말이었을 테지만, 주심과 의무진의 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악몽 같은 날이 될 수도 있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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